축구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슈틸리케호가 월드컵 최종예선 원정경기에서 실패를 거듭한 끝에 월드컵 본선행이 불투명한 상황까지 놓이게 됐다.
한국은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원정 4경기에서 1무3패의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중국에게는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예선에서 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지난 14일 열린 카타르 원정경기에선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사상 처음으로 한경기에서 3실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계속 되는 원정경기에서의 부진 지적에 대해 끝내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 매경기 상대의 조직적인 압박에 대응할 전술이 없었고 무기력한 경기가 반복됐다. 최종예선 원정경기에서 무득점 행진을 이어가던 슈틸리케호는 카타르전에선 난타전 끝에 패하는 졸전을 펼치며 아시아무대에서도 경쟁력을 잃은 모습을 보였다. 슈틸리케호의 4차례 월드컵 최종예선 원정경기는 전술적 대응 부재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 밀집수비에 고전한 시리아전
한국은 지난해 9월 열린 시리아와의 원정경기에서 무득점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은 시리아를 상대로 볼점유율에서 앞섰지만 유효슈팅이 상대에 뒤진 2개에 그칠 만큼 답답한 공격력을 보였다. 공격진의 연계플레이는 찾아보기 어려웠고 별다른 득점기회조차 없었다. 시리아는 후반전 초반부터 고의적으로 시간을 지연하는 모습도 보이며 한국을 초조하게 만들었다. 상대 조직적이고 계산된 수비 전술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한 슈틸리케호는 속수 무책으로 시간만 보내야 했고 결국 무득점으로 경기를 마쳐야 했다. 시리아 원정경기는 한가지 변수가 있었다. 시리아 내전으로 인해 제 3국 개최가 결정됐다. 경기 장소로 지목됐던 레바논과 마카오에서의 경기가 잇달아 취소됐고 경기 5일전이 되어서야 말레이시아 개최가 결정됐었다. 하지만 슈틸리케호가 중국전 홈경기를 치른 직후 시리아 원정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그런 변수가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려웠고 시리아 역시 한국과 같은 조건이었다.
▲ 힘 한번 쓰지 못한 이란 원정
슈틸리케호가 지난해 10월 치렀던 이란 원정경기는 상대 기세에 눌려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했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결과와 내용이었다. 한국과 이란의 경기일은 이란의 국가적인 종교 추모일 아슈라와 타수아 사이에 열렸고 아자디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8만이 넘는 관중들은 모두들 검은 복장을 착용하고 있었다. 아자디스타디움은 해발 1000미터가 넘는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고 그 동안 한국은 테헤란 원정 A매치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을 만큼 아자디스타디움은 한국이 고전을 펼쳐왔던 장소였다.
이란 원정경기는 경기 외적인 어려움이 예고된 상황에서 슈틸리케 감독의 전술적 대응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압도적인 이란 관중의 기세에 눌린 한국은 위축된 플레이를 펼쳤고 전후반 90분 동안 수비진에서 한차례라도 제대로 된 태클을 시도한 선수가 없었다. 공격에서도 유효슈팅이 없을 만큼 졸전이었다. 이란은 한국이 공격을 시도하는 상황에선 중앙선 부근부터 일대일 마크를 진행하며 한국의 맥을 끊어 놓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이에 대한 해결책도 내놓지 못한 채 상대의 조직적인 플레이를 지켜만 보는 상황이 반복됐다.
이란전 전후로 슈틸리케 감독에 대한 비난 여론도 극에 달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란 출국에 앞서 자신에 대한 비난에 대해 "이런 분위기라면 이란 원정을 가지 말아야 할 것 같다"며 알 수 없는 말을 했고 이란전 패배 이후에는 "우리에게는 소리아 같은 공격수가 없다"는 말로 또한번 구설수에 올랐다.
▲ 이란원정 문제점 재현한 중국전
최종예선 중국 원정경기는 이란 원정경기의 반복이었다. 이란전보단 활발한 공격을 시도했지만 또한번 무득점 경기가 이어졌다. 감독의 지략대결에서 완패였다. 중국을 이끄는 리피 감독은 조직적인 압박으로 한국의 공격 시도에 대응했다. 원톱으로 번갈아가며 출전한 이정협과 김신욱은 상대 수비진 사이에서 고립됐다. 한국은 상대를 위협할 만한 공격 패턴 없이 시간만 소비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중국에게 선제골을 얻어 맞은 한국은 무기력한 경기와 함께 월드컵 예선에서 사상 처음으로 중국에 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전을 앞두고 "이란 원정은 사회적인 분위기와 종교행사로 경기장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그 경험이 중국전에선 우리에게 약이 될 것이다. 정치적인 이슈로 인해 중국 홈경기장 분위기가 긴장될 것이다. 최종예선서 가장 실망한 경기인 이란전은 경기력 문제가 아니라 그 분위기로 인해 우리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며 "중국전 같은 경우에는 우리 선수들이 경기 외적인 분위기나 환경에 영향받지 않고 준비한 것을 경기장에서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중국 홈관중들로 가득찬 허룽스타디움에서 슈틸리케호는 또한번 졸전을 펼쳤다.
▲ 최하위 카타르를 상대로 펼친 난타전
중국전 패배 이후 한차례 재신임을 얻은 슈틸리케는 카타르전도 졸전으로 마쳤다. 카타르전을 앞둔 일부 선수들은 조기 훈련을 진행하며 경기에 대한 의욕을 보였다. 다른 경기들과 비교해 선수들의 소집 기간이 길었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카타르전을 앞두고 치른 이라크와의 평가전에선 스리백과 함께 다양한 선수들을 출전시켜 경기력을 점검했지만 이라크전에서 시험한 부분들을 카타르전에선 활용하지 않았다.
최종예선 원정 무득점을 기록하고 있었던 슈틸리케호는 카타르전에선 수비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다. 한국축구는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사상 처음으로 한경기 3실점이라는 수모를 당했다. 중국에서 활약하는 수비진의 경기 감각 문제와 함께 수비를 이끈 곽태휘는 상대 공격진의 순간적인 침투에 대응하지 못했고 슈틸리케의 해결책은 없었다. 지난시즌 카타르리그 MVP를 차지한 남태희를 이미 승부가 기울어진 후반전 종반 교체 투입한 것도 결과적으로 실패한 선수 기용이었다. 카타르전을 앞두고 슈틸리케 감독은 "국민들이 믿어주시고 힘을 주신다면 더 잘할 수 있고 좋은 경기가 가능하다"고 말했지만 카타르전 패배로 인해 한국축구를 월드컵 본선행이 불투명한 상황까지 내몰았다.
[사진 = AFPBBNews/대한축구협회 제공/ 마이데일리 DB]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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