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파주 김종국 기자]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졸전을 거듭한 축구대표팀의 슈틸리케 감독이 결국 지휘봉을 내려 놓는다.
축구협회는 15일 오후 파주NFC에서 기술위원회를 열고 슈틸리케 감독 경질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4년 10월 열린 파라과이전에서 대표팀 데뷔전을 치렀던 슈틸리케 감독은 3년을 채우지 못한 채 한국을 떠나게 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초기에는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데뷔전에서 파라과이에 완승을 거뒀고 2015년 1월 열린 아시안컵에선 한국을 28년 만에 대회 결승으로 올려 놓았다. 2015년 3월 열린 우즈베키스탄전부터 쿠웨이트전 몰수승까지 대표팀을 15경기 연속 무패 행진으로 이끌기도 했다. 반면 무패행진 기간 동안 라오스 미얀마 태국 등 아시아 약팀들을 상대한 경기가 많았기 때문에 평가를 유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슈틸리케 감독이 팀을 맡은 이후 대표팀 전력이 안정궤도에 접어드는 듯 했지만 지난해 9월 시작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부터 대표팀 경기력과 슈틸리케 감독 입지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중국과의 최종예선 1차전에서 먼저 3골을 넣고도 맹추격을 허용하며 힘겨운 3-2 승리를 거뒀고 이후 불안한 경기들이 이어졌다. 특히 최종예선 원정 4경기에서 1무3패라는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지난해 이란 원정경기에서 유효슈팅을 한차례도 기록하지 못하며 완패를 당했고 올해 3월에는 중국을 상대로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예선 경기에서 패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이란원정 전후로 슈틸리케호의 불협화음은 극에 달했다. 이란 출국을 앞두고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에 대한 비난 여론에 대해 "이런 상황이면 이란 원정을 가지 말아야 할 것 같다"며 무책임한 말을 했다. 이란전을 마친 후에는 "우리팀에는 소리아 같은 공격수가 없었다"고 변명했고 감독과 선수들의 신뢰가 깨졌다. 슈틸리케 감독 부임 기간 동안 잦은 코치진 교체 역시 팀 분위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매번 A매치를 전후로는 대표팀 전력을 스스로 과소평가하는 듯한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지난 3월 중국전 이후 경질 여론이 거셌지만 축구협회는 재신임을 결정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차례 더 기회를 얻었지만 지난 14일 열린 카타르 원정경기에서 또다시 충격패를 당해 한국축구는 월드컵 본선행이 불투명한 상황까지 맞이하게 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대표팀을 맡아 27승5무7패의 성적을 기록했다. 슈틸리케호는 아시안컵에선 무실점으로 승승장구하며 결승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최종예선에선 다양한 문제점을 노출하며 무너졌다. 전술부재와 원정경기에서의 경기력 저하, 선수단과의 소통 부재 등에 있어 해결책을 찾지 못한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축구를 월드컵 본선 9회 연속 진출이 불투명하게 된 위기 상황으로 팀을 내몰았고 결국 불명예스럽게 지휘봉을 내려 놓게 됐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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