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최창환 기자] “크레이지 게임!”
포수 나주환, 1루수 전유수. 교체카드를 소진한 끝에 따낸 역전승은 트레이 힐만 감독에게도 특별한 경험으로 남게 됐다.
힐만 감독이 이끄는 SK 와이번스는 지난 1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경기에서 6-3으로 역전승, 2연패에서 탈출했다.
흔치 않은 상황이 대거 연출된 경기였다. SK는 7회말 대주자와 대타를 총동원하며 전세를 뒤집었지만, 8회초 수비 상황서 포수 이홍구가 손가락 부상을 입었다. 이미 이재원이 교체돼 포수 자원이 없는 상황. SK는 유격수 나주환이 포수를 맡았고, 불펜에 대기하고 있던 투수 전유수를 1루수로 투입하는 고육지책을 내렸다.
힐만 감독은 15일 한화와의 경기에 앞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전날 경기를 복기했다. 힐만 감독은 극단적인 대수비에 대한 질문이 통역을 거치기 전부터 “크레이지 게임!”이라며 웃었다. 취재진의 눈치만 보고도 어떤 유형의 질문이 전달됐는지 알아챘던 것.
힐만 감독은 이어 “내셔널리그에서는 투수가 외야수를 맡는 상황이 종종 있지만, 내야수로 투입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나 역시 투수가 내야수를 맡은 상황에서 경기를 마친 건 어제가 처음이었다. 나에게도 색다른 경험이었다”라고 말했다.
전유수는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9회초 대타 강경학의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멋진 수비처럼 보였지만, 사실 일반적인 캐치다. 투수이기 전에 프로선수이니 그 정도는 잡아야 한다”라고 운을 뗀 힐만 감독은 “전유수는 삼진을 당하고도 인터뷰를 하더라. 야구는 재밌는 스포츠”라며 웃었다.
‘포수 나주환’의 공도 빼놓을 수 없을 터. 나주환은 위기상황서 포수 마스크를 썼지만, 구원 등판한 김주한과 한화의 추가득점을 저지하며 팀 승리를 지켰다.
힐만 감독은 “포수 경험이 있는 최정을 투입하는 것도 고민했지만, 그래도 나주환을 택했다. ‘괜찮을 것’이란 생각은 했지만, 이 정도로 잘해줄 것이란 예상은 못했다”라며 나주환을 칭찬했다.
[트레이 힐만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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