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힐만 감독, 문승원에 전한 메시지 “자신을 믿어라”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SK 와이번스가 슬럼프에 빠질 뻔한 위기서 탈출, 5위 자리를 고수했다. 한화 이글스와의 홈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 4위 LG 트윈스와의 승차 0.5경기를 유지하게 된 것.

그 시작은 지난 14일 따낸 6-3 승리였다. SK는 이날 7회말 대타 카드를 쏟아 부어 역전승을 따낸 바 있다. 이홍구가 부상으로 이탈, 나주환과 전유수가 각각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을 맡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사실 이날 SK가 따낸 극적인 역전승의 밑거름 역할은 문승원이 했다. 선발 등판한 문승원은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 5탈삼진 1실점(1자책), 개인 최다인 9탈삼진을 따낸 윤규진과 팽팽한 투수전을 전개했다. 문승원이 범한 유일한 실점은 1회초 선두타자 정근우에게 허용한 솔로홈런이었다.

문승원은 정근우에게 솔로홈런을 내준 이후 하주석(볼넷), 이성열(안타)에게도 연달아 출루를 내줘 무사 1, 2루 위기까지 몰렸다. 하지만 윌린 로사리오를 병살타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고, 2사 2루서 김태균의 2루수 땅볼도 유도하며 추가 실점을 범하지 않았다.

트레이 힐만 감독 역시 서서히 안정감을 쌓아가고 있는 문승원에 대해 만족스럽다는 눈치였다. 시즌 초반에 비해 2가지가 달라졌다고 한다.

힐만 감독은 “코치들은 믿는데, 본인은 스스로 지닌 기량을 못 믿었던 투수가 문승원이었다. 하지만 이젠 스스로를 믿는다. 또한 4가지 구종 모두 원하는 코스에 넣을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힐만 감독은 이어 “홈런을 맞으며 경기를 시작했지만, 무사 1, 2루서 로사리오를 병살타 처리한 게 인상적이었다. 또한 타격이 좋은 팀을 상대로 2~6회초를 무실점 처리했다. 아주 좋은 피칭이었다”라며 문승원을 칭찬했다.

문승원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한 힐만 감독의 배려는 경기종료 후에도 있었다. “잘해줬다.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그 과정서 긍정적인 부분을 찾아내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1회 1실점 후 위기를 잘 막았다. 전광판에 네가 새긴 ‘0’이 몇 개인지 세어봐라.” 힐만 감독이 문승원에게 남긴 말이었다.

문승원은 “5개(2~6회초 무실점)입니다”라고 답했고, 이에 힐만 감독은 “이제는 너 자신을 믿어라”라며 힘을 실어줬다. SK의 분위기 전환에 힘을 보탠 문승원이 “이제는 자신을 믿을 수 있게 됐다”라는 힐만 감독의 말대로 계속해서 무게감 있는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문승원.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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