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이후광 기자] 롯데에게 연패 탈출은 허황된 꿈이었다. 오히려 3회 수비 하나로 인해 악몽을 꿨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16일 고척 넥센전에서 이른바 ‘라인업 소동’으로 인해 곤욕을 치렀다. 당초 1루수에 최준석, 지명타자에 이대호를 출전시키기로 해놓고 ‘1루수 이대호-지명타자 최준석’으로 작성된 오더를 제출한 것. 이로 인해 지명타자 자리가 풀리며 4번타자 자리에 선발투수 노경은이 들어가는 웃지 못 할 촌극이 펼쳐졌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17일 고척 넥센전에 앞서 “오더가 잘못 제출됐다. 다시 한 번 확인하지 못한 내 실수다”라고 이에 대해 시인하면서 “오늘(17일)은 반드시 총력전을 통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전날 실수 만회와 함께 팀 분위기 쇄신에 대한 의지가 느껴지는 한마디였다.
롯데의 이날 선발투수는 우완 박시영. 박시영은 당초 불펜 자원으로 시즌을 출발했지만 브룩스 레일리-닉 애디튼 외인 듀오와 베테랑 송승준의 공백으로 선발로 보직을 전환했다. 최근 등판이자 시즌 첫 선발 무대였던 11일 울산 두산전에선 4이닝 3실점(1자책)을 기록했던 터. 부족한 경험, 임시 선발 등변수가 많아 이날 수비의 도움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했다.
박시영은 예상과 크게 엇나가지 않고 1회부터 흔들렸다. 최준석의 홈런으로 1점의 리드를 안았지만 선두타자 이정후의 안타 이후 서건창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았다. 그래도 2회를 삼진 1개를 곁들여 삼자범퇴로 막고 페이스를 조절했다. 조 감독이 바라는 건 5이닝 3실점 정도의 투구. 1회와 2회 페이스라면 충분히 목표치 도달이 가능해 보였다.
문제는 3회였다. 선두타자 박동원에게 안타를 맞은 뒤 허정협-이정후에게 연속으로 볼넷을 헌납, 무사 만루를 자초했다. 이후 고종욱에게 1타점 내야안타, 서건창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각각 헌납했다. 1-3 롯데 열세와 함께 계속해서 무사 만루 위기가 이어졌다.
그러나 박시영은 당황하지 않고 4번타자 김하성을 상대로 주 무기인 직구를 강하게 꽂았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타이밍을 빼앗긴 김하성이 파울 지역으로 공을 띄운 것. 손쉽게 아웃카운트 하나가 늘어나며 2점 차의 쫄깃쫄깃한 승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 때 3루수 김동한이 낙구 지점을 포착하지 못하고 헤매다 타구를 잡지 못했다. 이후 박시영이 다시 직구를 던졌고, 이는 김하성의 시즌 2번째 만루홈런으로 연결됐다. 김동한은 고개를 숙였다.
흔들린 박시영은 같은 회 윤석민에게도 솔로홈런을 맞고 3회에만 7실점했다. 승기가 넥센으로 사실상 넘어간 순간. 롯데는 결국 3회의 대량 실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2-8로 패하며 5연패의 늪에 빠졌다.
[김동한(첫 번째), 박시영(두 번째). 사진 = 고척돔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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