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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한화 이글스 외국인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가 화려한 메이저리거 경력에 걸맞은 위력을 뽐내고 있다. 승수만 적을 뿐, 한화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중이다.
비야누에바는 지난 1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5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1탈삼진 1실점(1자책) 호투하며 한화의 9-1 완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 2승째(4패)였고, 비야누에바의 평균 자책점은 2.53에서 2.36으로 내려앉았다.
비야누에바는 이날 전까지 평균 1.9득점을 지원받는 등 불운 속에 시즌을 치러왔지만, 17일 kt전에서는 타선이 3홈런을 터뜨리는 등 모처럼 응집력을 발휘해줬다.
비야누에바는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야수들이 잘해줘서 이긴 경기다. 승리에 대해 조바심을 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팀의 승리만 생각하며 공을 던졌고, 모든 선수들이 항상 이기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라고 2승 소감을 전했다.
비야누에바는 7회말까지 90개의 공을 던졌다. 한 이닝 더 소화하는 것도 가능한 페이스였지만, 비야누에바는 8회말 마운드를 강승현에게 넘겨주며 경기를 마쳤다.
“투구수가 적었지만, 피곤했다(웃음)”라며 농을 던진 비야누에바는 “탈삼진은 1개뿐이었지만, 땅볼을 유도하는 투구를 한 덕분에 투구수를 줄일 수 있었다. 야수들이 수비를 잘해줘서 땅볼 유도를 위한 승부도 가능했다”라고 말했다.
익히 알려졌듯, 비야누에바는 강속구를 바탕으로 한 힘 싸움을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다양한 변화구로 수 싸움을 펼치는 게 비야누에바의 강점이다. 실제 이날 던진 90개의 공 가운데 직구는 22개에 불과했고, 최고구속은 142km였다. 가장 많이 구사한 구질은 슬라이더(32개)였고, 체인지업(17개)과 커브(7개)도 적절히 구사했다.
시즌 기록 역시 비야누에바의 스타일을 대변해주고 있다. 비야누에바의 직구 구사비율은 34.4%. 10개의 공 가운데 3~4개만 직구인 셈이다. 리그를 대표하는 파이어볼러 가운데 1명인 헨리 소사(LG, 직구 56%)와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를 알 수 있는 기록이다.
낙차 큰 슬라이더를 원하는 코스에 자유자재로 던질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것도 비야누에바의 장점이다. 덕분에 볼넷도 적다. 경기당 평균 1볼넷만 범했으며, 이닝별로 환산하면 0.2볼넷에 불과하다.
볼넷을 줄이는 것은 투수가 이닝이터 역할을 해내기 위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항목 가운데 하나다. 또한 볼넷이 적으면, 야수들의 피로 부담도 덜어줄 수 있다.
비야누에바는 볼넷이 적은 요인에 대해 묻자 “야구 인생에 있어 공짜로 출루를 허용하는 것을 싫어한다. 항상 스트라이크를 던지기 위해 집중한다”라고 말했다.
아직 비야누에바의 몸 상태는 완벽하지 않다. 미세하지만, 왼쪽 새끼손가락 통증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비야누에바는 “아직 100%의 몸 상태는 아니지만, 그래도 트레이너들에게 고맙다. 덕분에 컨디션이 빨리 올라왔고, 공을 던질 수 있다. 건강하게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고, 팀이 기세를 몰아 ‘가을야구’까지 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100%의 몸 상태를 회복하면, 비야누에바가 지닌 변화구의 위력도 배가될 수 있을까. 선발 로테이션의 안정화가 최우선이겠지만, 비야누에바의 완벽한 회복 역시 한화의 중위권 도약 여부를 점칠 수 있는 키포인트 가운데 하나인 것만큼은 분명해보인다.
[카를로스 비야누에바.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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