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양 팀 8~9번타자가 나란히 폭발했다. 웃은 건 LG였다.
통상적으로 8~9번타자는 팀에서 타격이 가장 약한 타자라고 봐야 한다. 그만큼 타순이 가장 덜 돌아가기 때문이다. 잘 치는 타자일수록 상위타순에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타자들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하위타선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모든 팀의 하위타선은 중심타선보다는 약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18일 광주에선 중심타자보다 8~9번타자의 활약이 훨씬 더 임팩트가 컸다. 양 팀 8~9번 타자가 동시에 한 방을 날리는 것도 보기 드문 일이다. 포문은 KIA가 열었다. 2-0으로 앞선 1회말이었다. 2사 만루 찬스서 서동욱이 최동환의 130km 낮은 슬라이더를 절묘하게 걷어올려 6-0으로 달아나는 우월 그랜드슬램을 터트렸다. 그리고 김민식도 최동환에게 풀카운트 접전서 144km 패스트볼을 통타, 우월 솔로포를 뽑아냈다.
2사 1,2루서 LG 선발투수 임찬규가 이범호 상대로 헤드샷으로 퇴장을 당했다. 때문에 최동환은 마운드에 급하게 올라왔다. 몸이 덜 풀린 탓인지 구위와 제구가 썩 좋은 상태는 아니었다. KIA가 8~9번 타자의 활약으로 기선을 확실하게 제압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LG 8~9번타자가 웃었다. LG는 4회초 양석환의 스리런포로 3-7로 추격했다. 그리고 6회였다. KIA 선발투수 박진태의 제구가 흔들렸고, 뒤이어 올라온 손영민도 흔들렸다. 역시 2사 만루서 LG 8번타자 유강남이 손영민에게 볼카운트 1B2S서 4구 127km 슬라이더를 통타, 비거리 115m 좌중월 동점 그랜드슬램을 터트렸다. 0-7 열세를 완벽히 만회하는 순간이었다.
이후 가장 극적인 장면이 나왔다. 9번 타자 손주인이 손영민에게 볼카운트 1B서 2구 138km 패스트볼을 받아쳐 중견수 김호령의 키를 넘기는 타구를 날렸다. 우익수 로저 버나디나까지 타구를 따라갔으나 재빨리 수습하지 못했다. 그 사이 손주인이 홈을 밟아 8-7로 역전했다.
LG는 이후 KIA 불펜을 공략, 13-7까지 달아나면서 13-8로 완승했다. 백투백홈런에 인사이드 파크 홈런이 포함된 건 1988년 6월12일 부산 해태전서 롯데 한영준과 김용철, 2000년 4월26일 대전 SK전서 한화 장종훈과 송지만이 전부였다. LG가 7점 열세를 17년만의 진기록으로, 그것도 8~9번타자를 앞세워 뒤집었다.
8~9번타자를 무시하면 안 된다. 사실 서동욱같은 경우 평소 8번으로 거의 나서지 않는다. LG 9번타자 손주인도 16일 경기에 이어 이날 또 다시 4안타 게임을 펼쳤다. 이번 3연전서 12타수 8안타(1홈런) 8타점 5득점으로 맹활약했다. 공포의 9번타자다.
[손주인(위), 유강남(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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