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롯데 자이언츠 김대우(33)가 1군 마운드에 오르는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까.
롯데의 내야수 및 지명타자 요원으로 익히 알려진 김대우는 사실 투수였다. 광주일고 시절 초고교급 투수로 이름을 날렸고 2003년 신인드래프트서 2차 1라운드 1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투수로서의 삶은 순탄치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2009년이 돼서야 1군 마운드에 오를 기회를 잡았는데 1⅔이닝 2피안타 6볼넷 5실점으로 부진했다. 5연속 볼넷이라는 불명예 기록도 남겼다. 이후 2010시즌 3경기 2패 평균자책점 14.09의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아쉽게 투수를 접었다.
2011시즌 종료 후 우투좌타 김대우는 타자 전향을 결심했다. 고교 시절 장타력에서도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았었기에 타자 전향 역시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타자 첫해였던 2012년 6경기 7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2013시즌에는 개인 최다인 69경기에 나섰으나 역시 타율 .239 4홈런 27타점으로 부진했다. 1군 통산 성적은 6시즌 146경기 타율 .212(325타수 69안타) 7홈런 42타점. 변화구 약점, 쟁쟁한 1루수 경쟁 등 각종 변수들을 극복하지 못했다.
그래도 김대우는 다시 뛰었다. 올 시즌 스프링캠프서 구슬땀을 흘린 결과 개막전 엔트리에도 포함됐다. 그러나 1군에서의 달콤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12경기 타율 .200 4타점을 남기고 지난 4월 25일 1군서 말소된 것. 그리고 13일 상동 두산전을 끝으로 투수 재전향을 마음먹었다. 퓨처스리그에선 26경기 타율 .314 5홈런 21타점으로 괜찮은 타격감을 유지했지만 다시 한 번 ‘투수 김대우’의 삶을 꿈꿔보기로 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지난 20일 수원 kt전에 앞서 김대우의 투수 전향을 공식 발표했다. 조 감독은 “(투수 전향은) 사실 스프링캠프 때부터 고려했던 부분이다”라며 “타자로 시즌을 출발했지만 마운드에 다시 오르고 싶은 의지가 강해 결정을 내렸다”라고 말했다.
김대우는 이미 지난 17일 퓨처스리그 상동 kt전에서 7년 만에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졌다. 복귀전은 합격점이었다. 1이닝 동안 14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1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한 것. 직구 최고 구속은 무려 152km까지 나왔고, 포크볼 역시 143km를 자랑했다. 스트라이크는 10개, 볼은 4개였다.
롯데 퓨처스리그 기록원은 “7년 동안 공을 던지지 않아 팔 상태가 상당히 좋다. 원래 커브, 슬라이더도 구사가 가능한데 이날은 투피치로 던졌다. 롯데 1, 2군 통틀어 가장 구속이 빠른 투수인 것 같다”는 호평을 전했다.
냉정히 말해 33살 김대우의 투수 재전향은 사실상 모험에 가깝다. 야구 인생의 막바지인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시점에서 ‘투수 전향’이라는 승부수는 은퇴로 귀결될 가능성이 훨씬 크다. 아울러, 롯데에는 현재 좌타 대타 요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러나 선수의 강한 의지, 팀 내 불펜 과부하 등 다양한 요소들이 맞물려 결국 김대우의 숙원이 이뤄졌다.
김대우는 21일 이천 LG전에서도 구원 등판해 투수로서의 꿈을 이어갈 예정이다. 조 감독도 “원체 투수로도 가능성을 보였던 선수다. 앞으로는 투타겸업이 아닌 투수로만 기용할 생각이다”라고 그의 의지에 확실한 지원사격을 했다. 김대우의 야구인생 마지막 승부수가 성공으로 마무리될 수 있을지 그 결말이 궁금해진다.
[김대우. 사진 = 마이데일리 DB, 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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