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6경기 37⅓이닝 평균자책점 1.45.
문승원(SK 와이번스)이 완벽히 달라졌다. 문승원은 20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9이닝 7피안타 4탈삼진 1사사구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하며 데뷔 첫 완투승을 신고했다.
▲ 5월 10일, 그 후
문승원은 지난 시즌 전반기에 5선발로 활약했다. 하지만 많은 투구수로 인해 '5이닝 투수'였고 나중에는 5이닝 마저 버티지 못해 불펜으로 밀려났다. 지난 시즌 성적은 4승 4패 평균자책점 6.64.
김광현이 전열에서 이탈하며 올시즌에는 4선발로 출발했다. 하지만 5월 중순까지는 지난해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첫 8경기에서 기록한 평균자책점은 6.64였다. 지난해와 정확히 일치했다. WHIP(이닝당 출루허용수)은 1.83이나 됐다. 올해 초 KBO리그는 타고투저가 완화됐지만 문승원에게는 남의 일이었다.
이후 6경기에서는 180도 달라졌다. 6경기 중 5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1.45에 불과하다. WHIP도 1.10이다. 주자 자체를 내보내지 않았다는 뜻이다. 여기에 득점권 피안타율은 .121 밖에 되지 않는다. 어느 하나 흠 잡을 곳 없는 성적이다.
터닝포인트는 5월 10일 잠실 두산전이었다. 문승원은 당시 2회에만 3실점했다. 빗맞은 타구가 연달아 안타가 됐으며 수비 도움도 전혀 받지 못했다. 투수로서는 짜증 나는 일의 연속이었다.
최상덕 코치도 이를 모를 리 없었다. 문승원은 "최상덕 코치님께서 (덕아웃) 뒤로 오라고 하시더니 눈을 똑바로 보면서 '앞으로 좋은 선수가 되려면 흥분하지 말고 냉정하게 생각하라'고 하셨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코치님께서 '나는 네가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고 하신 뒤 10초 정도 아무말도 없이 손을 꼭 잡아 주셨다. 그 때부터 생각이 변했다"고 덧붙였다.
문승원은 다음 등판인 5월 16일 삼성전에서 6이닝 5실점(4자책)에 그쳤다. 그리고 그 이후 6경기는 앞에서 설명한 그대로다.
▲ "일희일비하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
183cm 85kg의 신체조건과 140km 후반대 패스트볼. 이미 하드웨어는 충분했다. 여기에 '생각의 변화'가 더해지자 여느 A급 선발투수가 부럽지 않은 성적을 내고 있다.
'달라진 문승원'의 모습은 완투승 이후 인터뷰에서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문승원은 "예전에는 주자가 나가면 안 맞으려고만 했는데 이제는 치라고 던진다. 물론 그렇게 돼서 위기가 이어질 수도 있지만 상대가 쳐야 상황도 끝날 수 있다. 덕분에 예전보다 투구 템포도 빨라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실제로 문승원은 지난해 이닝당 19개 정도의 투구수를 기록했지만 이날은 9이닝 동안 단 106개만 던졌다. 이닝당 11.8개다. 물론 제구 자체가 좋아진 부분도 있겠지만 '칠테면 치라'는 생각의 변화가 없었다면 이처럼 극적인 변화는 없었을 것이다.
시즌에 앞서 선수들은 누구나 '장밋빛 꿈'을 꾼다. 이는 작년까지 팀에게나 선수 본인에게나 아쉬움이 많았던 문승원 역시 마찬가지였을 터.
문승원은 손을 가로 저었다. 그는 "기록적인 부분에 대한 목표는 없었다"며 "감독님께서 4선발을 맡겨 주셨는데 밀려나지 않는 것이 목표였다. 작년에는 5선발로 시즌 초반에 뛰다가 이후 중간계투로 밀려났다. 올해는 이를 되풀이 하지 않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제는 뭔가 풀리는 느낌이 들 것 같다'는 물음에 대한 대답도 마찬가지. 문승원은 "오늘 완투승을 했다고 기분이 확 좋지는 않다. 시즌을 치르다보면 잘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기 때문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초탈한 것 같다'는 말에 문승원은 "아니다"라고 말하며 웃었지만 문승원의 투구내용과 대답들이 '달라진 문승원'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데뷔 이후 최고의 순간을 보내고 있음에도 전혀 들뜨지 않는 모습에서 문승원의 더 밝은 미래를 확인할 수 있다.
[SK 문승원.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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