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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SK 와이번스 외국인투수 메릴 켈리의 승수 쌓기에 가속도가 붙었다. 전반기에 벌써 10승을 수확했다.
켈리는 지난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SK는 정의윤의 결승타, 불펜진의 지원을 더해 SK가 3-0으로 이기며 6연승을 질주했다. 켈리는 올 시즌 10승째를 챙겼다.
켈리는 “두산은 좌타자가 많아 체인지업 위주로 승부했던 게 주효했다. 타격이 좋은 팀이라 더 철저하게 주비했다. 3년차여서 상대에 대해 더 잘 아는 게 도움이 됐고, 팀도 강해졌다. 물론 운도 따랐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실제 이날 켈리가 던진 100개의 공 가운데 69개가 변화구였고, 가장 많이 구사한 변화구가 체인지업(26개)이었다.
이로써 켈리는 KBO리그에 데뷔한 2015시즌(11승 10패) 이후 2년 만에 10승을 따냈다. 아직 전반기도 마치지 않은 시점인 만큼, 부상과 같은 변수만 없다면 KBO리그 개인 한 시즌 최다승은 시간문제일 터. 최근 9연승 행진을 이어가는 등 기세가 대단하다.
켈리는 “9연승이나 시즌 10승도 기분 좋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팀 승리다. 내가 등판했을 때 팀이 이긴 경기가 많다는 게 좋다. 팀이 현재 3위에 올라있는데, 확실히 팀이 지난 시즌보다 강해진 느낌이 든다”라고 말했다.
커터를 구사하는 비율이 높다는 것도 인상적인 부분이다. 켈리의 올 시즌 커터 구사 비율은 22.2%다. 변화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포수 이재원에 따르면, 켈리는 시즌 초반 구위가 좋았으나 장타를 허용하는 빈도가 높아진 시점부터 커터의 비중을 높였다. “(켈리의 커터가)공 끝이 워낙 좋으니 타자들이 움찔한다. 이전까지는 바깥쪽으로 주문을 했는데, 요새는 몸쪽으로 주문한다. 타자들도 생소해서 당하는 것 같다”라는 게 이재원의 견해다.
켈리 역시 “시즌 초반 체인지업의 위력이 줄어들었는데, 그때부터 커터를 많이 던졌다. 커터가 통하다 보니 체인지업의 위력도 살아난 것 같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켈리는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불운한 투수로 꼽혔다. 호투를 펼치고도 번번이 타선 또는 불펜의 난조가 겹쳐 능력에 비해 승수가 적었기 때문이다. 켈리가 한동안 ‘켈크라이’라 불린 이유이기도 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앞서 언급했듯 9연승 행진을 이어가 10승 3패를 기록 중이다. 10승은 양현종(KIA)과 더불어 다승 부문 공동 2위에 해당하는 승수다.
“승수가 더 많지만, 마음가짐은 작년이나 올해나 다를 바 없다. 경기 전 루틴도 똑같다”라고 운을 뗀 켈리는 “무엇보다 팀이 강해진 게 기분 좋다. 선발, 불펜 모두 나아졌다. 트레이 힐만 감독님이 편하게 대해주셔서 선수들이 경기에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임한다. 투수들, 타자들 모두 열심히 시즌을 치르고 있다. 우리 팀 타선을 상대팀으로 만나면 정말 싫을 것 같다”라며 웃었다.
[메릴 켈리.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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