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이후광 기자] kt 위즈의 6월은 악몽과도 같았다.
kt 위즈는 30일 넥센 홈경기 전까지 시즌 76경기 27승 49패를 기록 중이었다. 9위 삼성과는 2.5경기, 1위 KIA와는 무려 21.5경기 차까지 벌어진 상황. 시즌 초반 라이언 피어밴드, 고영표의 연이은 호투와 철벽 불펜을 앞세워 중위권을 유지했지만 날씨가 더워지면서 급격히 순위가 떨어졌다. 특히 6월 24경기서 고작 5승(19패)밖에 챙기지 못한 부분이 순위 하락에 가장 크게 작용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만난 김진욱 kt 감독도 “당초 고비가 6, 7월에 올 것으로 생각했다. 힘든 6월이었다”라며 “5월에 원정 일정이 많으면서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졌다. 또한 더워질 때를 대비해 선수단을 탄력적으로 운영했는데 돈 로치, 라이언 피어밴드, 오정복 등 주축 투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계획이 꼬였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래도 김 감독은 “이제 로치가 돌아왔고, 불펜도 서서히 안정을 찾고 있다. 멜 로하스 주니어, 유한준 역시 올라오는 추세다”라며 “7월은 수도권 일정이 많다. 희망이 서서히 보이고 있다. 7월 마지막 반격을 하겠다”라고 다가올 7월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그러기 위해선 6월의 마지막 날인 이날을 기분 좋게 승리로 장식할 필요가 있었다. 김 감독은 선발투수 정성곤에 대해 “계속 좋아지고 있다. 기복이 없어졌다”라며 “지난 SK전에서 5회까지 노히트를 기록하다 홈런 3방을 맞았지만 전혀 침울해하지 않았다”라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그러나 이날도 kt의 계획은 모두 틀어졌다. 선발투수 정성곤이 넥센 타선에 난타를 당하고 조기에 무너진 것. 1회는 가볍게 삼자범퇴로 막았지만 2회 윤석민에게 선제 투런포를 맞았고, 3회에는 사구 및 폭투로 흔들리더니 김하성(2루타)과 윤석민에게 적시타를 맞고 추가 실점했다. 정성곤은 결국 3이닝 5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4탈삼진 4실점 난조로 조기 강판됐다. 그리고 이어 올라온 정대현마저 4회 대거 3실점, 일찌감치 승기를 내줬다.
타선도 답답했다. 1회말 1사 1, 2루 절호의 찬스를 주장 박경수가 병살타로 무산시킨데 이어 5회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다.
2-7로 뒤진 5회말 선두타자 심우준의 2루타와 이대형의 절묘한 번트안타로 무사 1, 3루가 만들어졌다. 이후 로하스의 땅볼 타구를 1루수 윤석민이 잡아 2루가 아닌 3루에 송구했다. 3루로 뒤늦게 귀루하는 심우준을 잡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 끝에 3루에서 세이프 판정이 났다. 상대의 실책성 플레이로 무사 만루 찬스를 손쉽게 얻은 kt였다.
그러나 박경수가 3루 쪽으로 날린 땅볼 타구가 삼중살로 연결됐다. 안 풀려도 너무나 안 풀리는 kt였다. 3루수 김민성이 이를 잡아 3루 베이스를 밟은 뒤 2루에 송구했고, 2루수 서건창이 이를 1루에 던지며 5-4-3 삼중살 플레이가 완성된 것. 이는 KBO리그 출범 이래 66번밖에 나오지 않은 진귀한 플레이였다.
결국 kt는 선발진 붕괴와 타선의 침묵 속에 넥센에 5-9로 패했다. 9회말 2점을 올리며 무기력하게 물러서진 않았지만 이미 승기는 초반에 기운 상태였다. 다시 2연패에 빠진 kt는 6월을 5승 20패의 저조한 승률로 마무리했다.
[kt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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