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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가수 박재정(21)은 어느덧 소년의 티를 벗고 성숙한 남자의 분위기가 났다. 목이 쭉 늘어진 하얀 티셔츠를 입고 나타났지만, 그런 건 크게 개의치 않는 듯 했다.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서 '가뭄가뭄'이란 유행어를 낳으며 허당 매력을 뽐낸 박재정은 2년 간 가득 머금고 있던 발라드 사랑을 뿜어내며 사뭇 달라보였다.
박재정은 소속사 수장이자 스승인 윤종신이 가사를 쓰고 015B 정석원이 멜로디를 만든 발라드 '시력'으로 발라더로서 첫 시작을 천명했다. 시력은 2년 전 박재정이 미스틱89에 들어갔을 때 처음 받은 곡이다.
"녹음도 5번 넘게 했어요. 믹스도 엎어지고, 시간이 정말 많이 걸렸던 노래입니다. 그 동안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장르가 발라드라는 걸 알게 됐고, 그걸 위해서 끊임 없이 노력해 왔어요. 그 동안 제가 발라드 가수로서 가능성만 보여줬다면, 이번 '시력'은 진짜 발라더가 되는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가장 잘할 수 있고 남들과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 게 발라드라고 확신합니다."
가수 윤종신-김동률-정준일에게 받은 수혜가 정말 크다고 운을 뗀 박재정은 "선배님들의 음악을 듣고 정말 크게 위로 받았고, 그에 대한 감사한 마음으로 좋은 가수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윤종신에 대해서는 절대적인 존경심을 갖고 있었다. "사물에 빗대서 이별을 문학적으로 표현하는 건 정말 멋진 일 같아요. 스토리와 짜임이 있고, 작품으로서 가치가 있는 음악을 선보이는 게 제 목표이자 꿈입니다."
막연하게 가수에 대한 꿈을 꿨고, 도전을 했고, 엄청난 행운도 누렸다. 미국에 살던 19살 케이블채널 엠넷 '슈퍼스타K5'에 출연했다가 우승까지 했다. 누구나 동경하고 꿈꿨던 일이었지만, 박재정은 정작 그 시간들을 '힘들었다'고 말했다. "19살 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한 것은 정말 감사한 부분이죠. 다만, 그게 저에게 행복을 주지 않았어요. 모두 저에게 관심을 가져 주셨고, 인정 받아야만 한다는 압박이 심했죠. 사랑도 받고 싶었는데, 그 부분이 잘 해결이 안 됐어요."
그러한 흔들림과 결핍은 미스틱89에 가고, 윤종신을 만나면서 조금씩 방향을 잡아 갔다. "미스틱에 대해 엄청난 자부심을 느낀다"는 박재정은 "미스틱 가족 덕에 많은 걸 배우고 공부하고 있다. 음악은 저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다 같이 하는 건데, 미스틱이 있어서 하나도 두려울 게 없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사실, 제 상처는 음악을 통해 이뤄졌어요. 많은 선배님들의 음악을 통해 알게 됐는데, 저 역시 제 음악으로 사람들을 위로하고 상처를 치유해 주고 싶어요. 저의 경우를 빗대어 볼 때 제 팬은 아직 안 태어났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듣는 사람들에게 제가 이런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제가 발라더로서 직업의식이 더 투철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것들이 저에게 큰 에너지가 됐습니다."
박재정은 유명해 지고 사랑 받아야 한다는 과거의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이제는 발라더로서 한 줄, 한 줄 디스코그라피를 쌓아가고,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게 자신의 목표라고 했다. "10년이 지난 뒤에는 제 콘서트를 꾸준히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때도 음악을 하고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할 거 같아요."
[사진 = 미스틱엔터테인먼트 제공]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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