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덩케르크'가 놀라운 실화를 그린다.
'덩케르크'는 1940년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덩케르크 해안에 고립된 40만여 명의 영국군과 연합군을 구하기 위한 사상 최대의 탈출 작전을 그린 실화이다.
이 작전은 최소한의 피해만으로 철수에 성공한 기적 같은 이야기로 전쟁 역사에서도 유례없는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특히 9일 동안 860척에 달하는 선박들이 모여 병사들을 실어 나르며 탈출을 도왔는데 화물선, 어선, 유람선 및 구명정 등 민간 선박들까지 긴급히 징발되어 병사들을 운반한, 민관군이 만들어낸 값진 성공이라는 점에서도 주목할만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공개된 숫자들을 통해 당시의 긴박한 상황과 그 규모를 실감할 수 있다.
영화는 기존의 전쟁 영화들과 달리 죽이기 위한 전쟁이 아닌 살리기 위한 전쟁을 그린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뒀다. 살육과 폭력의 장면에서의 영화적인 스펙터클과 승리에서의 쾌감이 아닌, 고립된 상태에서 언제 적이 나타날지 모르는 위기의 상황에서 오는 공포와 가장 적은 인명 손실의 생환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또한 놀란 감독은 적군이거나 아군으로 구분되는 일반적인 전쟁영화들의 이분법을 적용하는 대신 오직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에 집중해 휴먼드라마적인 요소를 극대화해 실화가 주는 감동의 요소까지도 관객들에게 선사할 것이다. 놀란 감독의 말처럼 "전쟁영화가 아닌 생존의 드라마"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영화적인 완성도 역시 놀라움을 전할 것이다. 감독 특유의 리얼리즘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 1천 3백여 명의 보조 출연자들과 실제 덩케르크 작전에 참여한 민간 선박 20여 척과 스핏파이어 전투기를 동원했고, 프랑스, 네덜란드, 영국, 로스앤젤레스 로케이션과 IMAX와 65mm 필름 카메라를 사용했다. 실제 폭약이 터지고 전투기가 머리 위로 날아다니고 실제 군함이 바다에 떠있는 등 촬영지를 항상 실제와 동일한 환경으로 만들었다. 배우들은 실제로 민간선인 문스톤 호를 타고 바다 위에서 촬영하거나 실제로 해안에서 일주일을 촬영하는가 하면 하루 종일 바다 속에서도 촬영했다.
더불어 놀란 감독은 그간 '인셉션', '인터스텔라' 등의 작품에서 자유자재로 시간과 공간을 재구성했던 것처럼 <덩케르크>에서도 역시 실화의 시간을 재구성하고 재창조했다. '덩케르크'에서 육해공을 배경으로 해변에서의 일주일, 바다에서의 하루, 하늘에서의 한 시간이라는 각기 다른 시간에서 진행된 사건들을 일직선의 평행선상에 놓고 마치 동시간에 일어난 일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여러 개의 서로 교차하는 이야기를 보여주면서 일직선 상에서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주일, 하루, 한 시간이라는 다른 속도로 전개된다. 이러한 놀라운 구성과 편집으로 살아남는 것이 승리인 생존의 시간을 새롭게 창조했다.
'덩케르크'는 오는 20일 개봉한다.
[사진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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