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5할도, 5위도 위험하다.
두산이 올 시즌 최대 위기를 맞았다. 최근 10경기 2승8패로 37승37패1무, 승률 0.500이다. 시즌 초반 좀처럼 5할을 돌파하지 못했다. 그러나 5월 중순 이후 바짝 힘을 내면서 5할을 맞췄다. 6월 초~중순에는 승패 마진을 벌기 시작했다. 선두권 추격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
6월 중순부터 다시 뒷걸음질쳤다. 믿었던 선발진과 타선이 좋은 페이스를 오래 유지하지 못했다. 기록적인 시즌이었던 작년보다 애버리지가 조금씩 떨어진다. 불안정한 불펜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양의지와 민병헌의 부상으로 타선, 수비의 옵션이 줄어든 것도 악재다. 정진호와 박세혁이 나름대로 분투 중이다. 지난주 타격 성적은 괜찮았다. 그러나 두 사람의 활약이 팀 전체의 상승세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시너지가 부족했다.
지난 2일 명확히 밝혀진 김승영 대표이사와 KBO 전직 심판의 4년 전 부적절한 금전관계도 결과적으로는 선수단에 마이너스다. 결국 김 대표이사는 3일 사퇴했다. 프런트 수장의 비위행위가 선수단, 코칭스태프의 사기에 좋은 영향을 미칠 리 만무하다. 한 마디로 지금 팀 분위기는 최악이다.
5위도, 5할도 위험하다. 시즌 반환점을 돌았다. 앞으로 투타 밸런스가 회복되지 못하거나 더욱 악화된다면 진짜 위험해질 수 있다. 3위 SK에 5경기 차로 뒤졌다. 그러나 8위 한화에도 4경기 앞섰다. 상위권 도약과 하위권 추락의 갈림길에 섰다.
단기간에 선두권 진입을 노리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미 선두 KIA에 12경기 뒤졌다. 올 시즌 KIA와 NC의 탄탄한 전력을 감안할 때 5할, 5위 사수에 초점을 맞추는 게 현실적이다. 그러다 상황이 좋으면 순위를 끌어올리는데 총력을 다하면 된다.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이현승이 허리 통증을 딛고 1군에 복귀, 불펜 안정화의 기틀을 다졌다. 마이클 보우덴이 어깨 통증을 털어내고 돌아온 것도 호재다. 2일 대전 한화전이 취소되면서 복귀전이 4일 잠실 kt전으로 밀렸다.
두 핵심투수를 중심으로 마운드 짜임새를 끌어올려야 한다. 그리고 타선의 시너지를 되살려야 한다. 김태형 감독의 냉정한 판단, 확실한 조치가 필요하다. 김 감독은 지난 2년간 승부처서 강단을 보여줬던 사령탑이다.
전반적으로 예년보다 잔부상을 가진 선수가 많다. 사령탑이 관리해야 할 선수가 많을수록 경기 중 시도할 수 있는 전술, 전략의 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양의지, 민병헌의 복귀 시점까지는 어려움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두 사람은 약 1개월 정도 뛸 수 없다.
그래도 믿을 구석은 두산 특유의 저력이다. 지난 2년간 최후의 승리를 경험했다. 개개인의 애버리지는 분명 올라갔다. 위기를 극복하고 반등하는 저력이 있다. 최근의 투타사이클이 최악이라면, 역설적으로 이제부터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다만, 막연한 기대는 금물이다. 확실한 준비가 필요하다.
[두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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