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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가수 이효리가 소탈한 매력의 제주 소길댁과 가요계를 호령했던 섹시 디바의 결정체로 돌아왔다.
이효리는 4일 오후 2시 서울 건국대학교 새천년홀에서 정규 6집 '블랙'(Black) 발매 기념 음감회 및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이효리는 "제가 언제 컴백해야 할지 정하지 않아서 저도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궁금했었다. 마음이 생겨야 앨범이 나오는 거니까"라며 "저도 제 자신에 대해서 기다리는 시간을 갖고 있다 보니까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여러분들 앞에서 노래도 해 보고 싶고, 후배들과 같이 경쟁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멀리 뛰기 하기 전에 뒤로 가는 느낌이었다"고 덧붙였다.
타이틀곡 '블랙' 뮤직비디오 상영 후 "사막 같은 연예계에 제가 오아시스가 되겠다는 뜻"이라며 웃었다. 이어 "이렇게 뜻을 갖다 붙일까 했지만 '멋있게 그림이 잘 나오게 찍자'는 생각이었다"라며 "우연히 사막에 오아시스 표지판이 있어서, '그게 내가 되면 되겠다' 생각은 했다. 우연히 맞아 떨어졌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이효리는 서른의 마지막을 언급하는 사회자의 말에 "서른의 마지막이 어둡다"라며 "밝지만은 않다"라며 소탈하게 웃었다.
수록곡 '예쁘다'의 설명이 눈길을 끌었다. 이효리는 "'예쁘다'는 20대의 나에게 편지를 쓰듯이 가사를 썼다. 작업을 하면서 위로를 받았다"라며 "잘나가고 돈도 많이 벌어는데 뭐가 그렇게 힘들었냐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자기 위치에서 느끼는 어려움이 있지 않냐. 누구에게도 말 못했고, 부모님에게도 말 못했던 것들 노래로 나를 위로해 보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생각해 보니까, 20대 때 가장 많이 듣고 싶었다는 말이 '예쁘다'였다. 예쁘다는 말을 들었지만 저 스스로는 저한테 예쁘다는 말을 못했던 거 같다"라며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지금에라도 저에게 예쁘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서 만들게 됐다"고 미소 지었다.
이효리는 제주도에서 살면서 스스로 다른 사람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수록곡 '변하지 않는 건'을 설명하다 "다 늙고, 변하고, 죽고, 내 괴로움도 시간 다 지나면 없어지고, 인기나 영광도 영원하지 못한다"라며 "제가 티비에 몇 년 안 나오니까 동네 초등학생은 절 모르고, 저희집에 아이유가 놀러오면 엄청 좋아하는데 동네 친구 딸들은 저를 요가 선생님이나 시골 아줌마인 줄 알더라"고 웃었다.
이어 "시간이 지나면 다 그런 거구나, 변하지 않는 건 없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마흔을 앞둔 이효리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이제는 화려한 걸 걸쳤을 때 그 때처럼 예쁘지 않을 거란 걸 알았다"라며 "그 때처럼 화사하지 못할 거라면 좀 더 깊이 있는 모습으로 가자고 생각했다. 제가 곡과 가사를 쓰기 때문에 그렇게 화려한 앨범이 되지 않더라도 제 마음을 진정성 있게 전달할 수 있는 부분을 신경 썼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은 이렇게 섹시한 비주얼이다"라고 웃으며 "제가 편안하게 입은 모습이 저는 편하지만, 보시는 분들은 심심하게 볼 거 같았다. 음악방송 때도 그렇게 보여지는 비주얼 적인 것들이 좀 더 카리스마 있고 깊이 있는 섹시한 모습으로 무대를 꾸밀 거 같다"고 미소 지었다.
대중성에 대한 질문도 받았다. 그는 "저는 제 이번 음악을 대중들이 엄청 좋아할 줄 알았다"라며 "제가 감을 잃었는지 '서울' 공개 됐을 때도 저는 대중적일 거라고 생각은 했다. 그런데 사실 좀 더 빠르고 밝은 걸 대중은 원했던 거 같더라"라고 웃었다.
"내 에고가 정말 강대했다는 것을 깨달았다"라며 자기 자신보다 나를 둘러싼 것들을 위로하고 싶어졌다고 했다. 이효리는 선공개곡 '서울'에 대해 "이 곡을 쓸 때 서울이 어두웠던 시기였다. 작년 광화문 촛불시위 때 곡을 썼다"면서 "제가 서울을 떠나서 화려하고 예쁜 모습일 때는 그냥 잘 몰랐는데 서울이 요동치고 그런 모습을 보니까 내가 살던 고향이 안스럽다는, 아련하다는 느낌이 들더라"고 설명했다.
이번 신보는 이효리가 제주도에 살면서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직접 만들었다. 수록곡 10곡 중 9곡을 작사했고, 8곡을 작곡했다.
타이틀곡 '블랙'은 이효리가 작사하고 김도현과 공동 작곡한 곡으로, 화려한 메이크업과 카메라 렌즈 뒤로 가려졌던 자신의 본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날카로운 기타 사운드와 힘 있는 드럼과 베이스가 웅장하다.
이날 오후 6시 공개.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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