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위기의 순간, 4번타자 김재환이 있었다.
두산의 최근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4일 잠실 kt전 직전까지 2연패 포함 직전 10경기 2승8패로 매우 좋지 않았다. 결국 승률 5할 붕괴와 함께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5위까지 위협받는 처지로 내몰렸다.
민병헌과 양의지의 부상 이탈로 타선의 옵션, 동력이 떨어진 상황. 게다가 2~3일 한국야구계를 강타한 구단-심판 금전 스캔들의 한 가운데에 있었다. 대표이사의 비위행위 발각과 퇴진. 직접적으로 선수단에 영향을 미친 건 아니었다. 그러나 선수들의 사기를 꺾는, 보이지 않는 악재였다.
뭔가 강력한 반전 동력이 필요했다. 그런 상황서 아주 중요한 4일 잠실 kt전을 맞았다. 어깨 부상으로 2개월 넘게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마이클 보우덴의 복귀전. 두산의 올 시즌 운명을 미리 짚어볼 수 있는 경기였다.
장기레이스서 선발투수는 아주 중요하다. 불펜이 약한 두산은 수년간 선발야구에 모든 걸 걸어왔다. 그 중요한 축이 보우덴이다. 그런 보우덴을 정상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는 경기였다.
보우덴은 호투했다. 5.2이닝 1실점했다. 86개를 던지자 김태형 감독은 미련 없이 이닝 도중 김승회를 투입했다. 관리 차원이었다. 그리고 그런 보우덴를 편안하게 해준, 나아가 침체된 팀에 활기를 불어넣은 선수가 4번타자 김재환이었다.
김재환이 중요한 시기에 개인 7번째 연타석홈런을 가동했다. 1-1 동점이던 3회말 2사 2루서 kt 라이언 피어밴드에게 볼카운트 1B2S서 4구 140km 패스트볼을 걷어올려 비거리 125m 중월 투런포를 터트렸다. 잠실구장에서 가장 깊숙한 지역에 꽂혔다. 김재환의 파워와 테크닉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3-1로 앞선 5회말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좌월 홈런을 만들어냈다. 볼카운트 1B1S서 피어밴드의 3구 너클볼을 노린 듯했다. 바깥쪽 높은 코스로 날아온 투구를 그대로 쭉 밀어 좌측 담장을 살짝 넘겼다. 김재환의 수준급 홈런생산력이 증명된 장면이었다.
두산은 최근 연패를 끊고 좋지 않은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보우덴의 투구내용이 미지수인 상황서 4번타자가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박건우의 3안타 1타점 3득점, 에반스의 1홈런 2안타 2타점 1득점도 좋았다. 하지만, 4번타자의 연타석 홈런이 경기에 미치는 임팩트가 좀 더 강렬했다. 덕분에 두산은 한 숨 돌렸다.
[김재환. 사진 = 잠실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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