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NBA(미프로농구)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가 한국인을 영양 및 조리 담당 수석요리사로 채용,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의 스포츠 주간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Com)'는 최근 필라델피아의 영양 및 조리 담당 수석요리사로 근무하고 있는 한국인 조재희(33) 씨의 인터뷰 기사를 게재, 눈길을 끌었다.
필라델피아가 NBA 구단으로서는 최초로 영양 및 조리 부문을 통합, 조재희 씨를 내부 책임자로 채용한 것은 지난 4월이다. 영양사를 고용하되, 음식은 외부 업체에 맡기는 타 팀들과는 차별화된 시스템을 구축한 것.
조재희 씨는 팀 내 스포츠과학 부서와 협력, 선수들의 식단지침을 마련하고 선수별 맞춤형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필라델피아의 이와 같은 변화에 애틀랜타 호크스의 영양사로 활동 중인 마리 스파노는 "선수들의 입맛에 따라 맞춤화된 요리를 준비한다는 것은 매우 혁신적인 시도"라고 평가했다.
브렛 브라운 필라델피아 감독 역시 "예를 들어 벤 시몬스는 연어를 좋아하고, 조엘 엠비드는 파스타를 좋아할 수 있다. 선수들의 기호를 파악, 건강이라는 관점에서 그들이 섭취해야 할 적합한 음식을 만들 수 있다"라며 필라델피아가 새롭게 구축한 시스템을 반겼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의 보도에 따르면, 필라델피아 소속 선수들 가운데 엠비드, 제리드 베이리스는 조재희 씨가 만든 음식은 가리지 않고 즐겨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T.J. 맥커넬, 저스틴 앤더슨은 조재희 씨에게 커피를 비롯한 음식과 관련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1984년 서울에서 태어난 조재희 씨는 8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 시애틀로 이민을 떠났다. 어린 시절부터 미국의 친척이 보내준 NBA 경기 테이프와 AFKN 방송을 통해 NBA를 즐긴 조재희 씨는 당시 시애틀 슈퍼소닉스가 있던 시애틀에서 농구를 즐기며 자랐다.
이민 후 부모님이 운영하는 핫도그 가게 일을 도와주면서 자연스럽게 요리를 배우기 시작한 조재희 씨는 대학 졸업 후 접시 닦는 일부터 시작, 전문 요리사의 길을 걷게 됐다. 요리를 배우면서도 농구에 대한 조재희 씨의 열정은 식지 않았으며, 덕분에 그는 대학시절 소속대학의 농구팀 통계분석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조재희 씨는 대학졸업 후 필라델피아 지역 내 최고 요리사로 손꼽히는 스티븐 스타의 파크 레스토랑 부주방장으로 채용됐다. 이 레스토랑의 단골손님 중에는 피닉스 선즈의 전 구단주이자 현 필라델피아 식서스 고문 제리 코란젤로, 그의 아들인 브라이언 코란젤로 식서스 현 단장 등이 있었다.
또한 필라델피아 농구단은 종종 이 식당에서 드래프트 대상자들과 식사를 함께 해 조재희 씨가 팀의 분위기를 익힐 수 있었다. 조재희 씨는 이후 피닉스 모자를 쓰고 주방에서 근무하던 도중 코란젤로 부자를 만나게 됐고, 정식 인터뷰 및 조리실연 등 일련의 과정을 거쳐 팀의 영양과 조리를 담당하는 수석 요리사로 채용됐다.
코란젤로 단장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와의 인터뷰를 통해 "조재희 씨는 에너지가 넘치며, 농구를 알고 있다. 영양학적인 측면에서도 잘 이해하고 있다. 그는 모든 요건을 갖췄다"라고 호평을 내렸다.
[조재희 씨. 사진 = SI 인용]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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