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49km.
두산 마이클 보우덴은 상반기 내내 어깨 통증과 싸웠다. 4월 21일 인천 SK전, 4월 27일 고척 넥센전을 끝으로 약 2개월간의 재활에 들어갔다. 치료와 휴식, 단계별 투구프로그램과 퓨처스 실전을 착실히 소화했다. 4일 잠실 kt전서 1군 마운드에 돌아왔다.
복귀전서 86개의 공을 던졌다. 김태형 감독은 애당초 한계투구수를 100개로 설정했다. 그러나 경기 전 한용덕 투수코치와 상의 끝에 90개로 조정했다. 나흘 휴식 후 9일 창원 NC전에도 내세우기 위해서였다.
그만큼 보우덴의 회복에 대한 김 감독의 믿음이 확고하다. 그는 "던지고 나서도 아프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다음에는 100개 정도로 투구수를 늘릴 것"이라고 했다. 9일 NC전 이후에도 어깨에 이상징후가 나타나지 않으면, 향후 투구수 제한은 사라진다고 봐야 한다.
긍정적인 조짐은 또 있다. 김 감독에 따르면, 보우덴은 퓨처스 실전서 패스트볼 구속이 140~144km 정도로 나왔다. 그러나 복귀전서는 149km까지 나왔다. 1군과 퓨처스는 집중력, 긴장감의 정도가 다르다.
김태형 감독은 "구속이 최상으로 나왔다"라고 반겼다. 상징적 의미가 있다. 부상을 극복하고 돌아오는 투수에게 스피드 회복 여부는 매우 중요하다. 재활을 깔끔하게 마무리했는지, 당장 어떻게 승부할 것인지, 나아가 자신이 어떤 스타일로 살아남을 것인지를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황상 앞으로 보우덴은 자신의 스타일대로 피칭을 할 가능성이 크다. 140km대 후반의 패스트볼과 두 가지 유형의 포크볼(덜 꺾이는 것과 크게 꺾이는 것), 슬라이더와 커브를 구사, 다양한 방식으로 타자들을 요리할 수 있다.
복귀전서 주무기 포크볼을 거의 던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불펜투구를 해보니 잘 꺾이지 않아서 많이 사용하지 않았다. 다음 경기에는 25개 이상 사용할 수도 있다"라고 여유를 잃지 않았다. 어깨통증 재발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는 뜻.
두산은 본격적으로 반격을 노린다. 보우덴의 복귀로 그동안 보우덴 대신 선발기회를 얻었던 젊은 투수들을 불펜에 비축한다. 이현승도 허리 통증을 딛고 돌아왔다. 보우덴의 복귀는 선발과 불펜의 옵션 증가와 짜임새 강화라는 결론으로 연결된다. 보우덴의 선발로테이션 안착 자체가 두산으로선 새로운 동력이다.
쉽게 말해 보우덴이 한 경기를 확실하게 잡으면 그 경기서 불펜투수들도 아끼고 다음경기에 총력전을 펼칠 수 있는 여력까지 생긴다. 선수 한 명으로 1승이 아닌 2승을 기대할 수 있다. 전반기에 두산은 그런 이점을 전혀 누리지 못했다.
두산은 여전히 악재가 많다. 양의지와 민병현의 공백은 분명히 있다. 공수 조직력을 최상으로 구축하는 게 쉽지 않다. 전직 대표이사와 전직 심판의 금전거래 스캔들은 구단의 사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여전히 좋지 않은 불씨는 남아있다. 이 부분은 선수단의 사기를 꺾는, 일종의 보이지 않는 악재다.
그래서 보우덴의 복귀가 두산으로선 반갑다. 보우덴은 "그동안 재활을 하면서 압박감은 전혀 없었다. 몸을 빨리 낫게 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사실 7월 4일에 첫 승을 따낼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앞으로 꾸준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겠다"라고 말했다.
[보우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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