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2017년 7월 9일. LG의 살아있는 레전드 '적토마' 이병규(43)가 선수로서 작별을 고하는 날이다.
LG 트윈스는 9일 잠실구장에서 이병규의 은퇴식과 영구결번식을 진행한다. 이병규의 상징과도 같은 등번호 '9번'은 이미 LG 구단에서 영구결번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한국의 이치로'로 불렸던 이병규는 1997년 LG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 그해 타율 .305에 안타 151개로 신인왕과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하고 화려하게 출발했다.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한 이병규는 1999년 서울 연고 선수로는 최초로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하는 새 역사를 썼으며 그해 최다안타 1위, 타격 2위, 득점 2위로 전성기를 구가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차지할 때도 이병규는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그해에도 최다안타 1위를 차지했고 이는 2001년에도 이어져 3년 연속 최다안타 타이틀을 따냈다.
이후 이병규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도하 아시안게임 등에 출전했으며 2007년에는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스에 입단해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도 했다.
2010년 LG로 다시 돌아온 이병규는 2011년 올스타전 MVP를 거머쥐기도 했으며 2013년 7월 5일 목동 넥센전에서 최고령 사이클링히트란 걸작을 남기기도 했다. 그해 LG는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오르느 감격을 맛봤다.
이병규의 마지막 작품은 2014년 개인통산 2000안타라 할 수 있다. 단일팀에서만 2000안타를 쌓은 것은 이병규가 유일하다. 이병규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으며 현재는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다음은 은퇴식에 앞서 기자회견에 나선 이병규와의 일문일답이다.
- 오랜만에 유니폼을 입은 소감은.
"선수 때처럼 운동하고 팬 사인회에 나선 기분이다"
- 은퇴식과 함께 영구결번식도 진행되는데.
"영광스럽다. 프로야구 36년 역사에 전체를 통틀어 13번째 영구결번이다. 우승도 못했는데(웃음) 영광스럽다"
- 행사 전에 비가 오기도 했는데.
"걱정을 많이 했는데 비가 많이 안 와서 다행이다. 다른 날은 아니어도 오늘은 야구를 꼭 했으면 좋겠다"
- 현재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재밌다. 새로운 야구를 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욕 먹는 건 할 수 없는 것 같다. 처음이라 실수도 있다.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
- 김용수 전 코치가 LG 1호 영구결번이 될 때는 선수로 뛰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도 욕심이 있었다. 선배님의 모습을 보고 내가 LG의 영구결번 2호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런 목표가 있었다"
- 경기 전에 시구자로 마운드에 선다.
"마운드에서 한번도 서본 적이 없다. 원래 첫째 아들(이승민 군)을 마운드에서 시구를 하게 하고 나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타석에 서고 싶었는데 타석은 그래도 7000번 이상 들어갔으니까 오늘은 마운드에 올라가려고 한다"
- 당초 9월 9일에서 날짜를 바꿨다고 하는데.
"주위 분들이 9월 9일에 하면 제일 좋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줬지만 팀이 순위 싸움이 정말 치열해질 것이라 부담스러웠다. 빨리 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했다"
- 지금은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이지만 향후 계획이 있다면.
"지금은 해설을 하고 있지만 야구 공부를 열심히 할 것이고 선진 야구를 배우고 싶다. 향후에는 지도자로 좋은 선수들과 좋은 팀을 만들고 싶다. 일본은 가봤으니 미국으로 연수를 가보려 한다. 기회가 되면 메이저리그에서 공부하고 싶다"
-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보다는…후배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무거운 짐을 맡기고 떠나는 선배가 되서 미안하다. 후배들이 좀 더 단단한 모습으로 LG 팬들이 원하는 우승을 꼭 해줬으면 좋겠다"
- 앞으로 LG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기대되는 선수는.
"오지환이 열심히 분발해서 팀을 이끄는 중심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적토마' 이병규가 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LG-한화의 경기전 진행된 은퇴식에서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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