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송강호는 역시나 베스트 '택시운전사'였다. 평범한 소시민의 얼굴로 운전대를 잡고 아픈 현대사를 달리며,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할 준비를 마쳤다.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영화 '택시운전사'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장훈 감독과 출연배우 송강호, 유해진, 류준열이 참석했다.
'택시운전사'는 지난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참상을 생생하게 취재해 전 세계에 알린 독일 특파원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도운 택시운전사 김사복의 실화를 모티브로 만든 작품이다.
영화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 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그린다.
장훈 감독은 "'택시운전사'는 위르겐 힌츠페터의 2003년 제2회 송건호 언론상 수상 소감에서부터 출발한 영화다"라며 "영화화 작업을 하기 위해 실제 독일로 떠나 생전의 기자님을 만났었다. 재구성한 스토리를 들려드렸는데 좋아해주셨다. 극중 피터라는 이름은 기자님 본인이 그렇게도 불린다고 하여 쓴 이름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 영화는 기존 작품들과 달리 피터와 만섭 두 사람이 바라본 시선에서 광주 민주화운동을 그린다. 우리와 비슷한, 소시민에 초점을 맞췄다"라고 설명했다.
송강호는 극중 택시운전사 만섭 역할을 맡았다. 만섭은 11살 짜리 딸을 키우는 가장으로, 낡은 택시 한 대가 전부인 인물이다. 뜻하지 않게 현대사의 아픈 비극을 정면으로 맞닥뜨리면서 갈등과 고민을 심도 깊게 풀어낼 예정이다.
그는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나는 중학교 2학년생이었다. 라디오 방송에서 '폭도들을 진압했다'라는 아침 뉴스를 접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딱 들었던 생각은 '휴 다행이다. 드디어 진압이 된다'였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학교에 갔다. 그만큼 왜곡된 보도와 통제로 인해 사람들의 눈과 귀를 막았던 시대가 아니었나 싶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송강호는 작품에 대해 "현대 사회의 비극을 그리지만 단순히 슬프게만 묘사를 한다던지 사실 전달에만 중점을 두지는 않았다. 희망적이고 진취적인 메시지를 주는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라고 얘기했다.
송강호는 "이 영화가 지향점이 있다면 광주의 아픔을 되새기자는 게 아니다. 그런 아픔 속에서도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해 끝까지 희망을 놓치 않은 많은 분이 계셨고 그분들의 숭고한 희생 덕분에 지금의 평화가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그분들의 희망을 얘기하는 영화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물론, 그분들의 고통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겠냐 만은 그 고귀한 정신들을 조금이나마 진정성 있게 영화에 담으려 했다. 많이 부족했지만 조금의, 정말 조금의 마음의 빚을 덜어줄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또 그는 "만섭은 거창한 정치적 이념을 갖고 있는 인물이 아니다. 자연스러운 인간의 감정에서 나온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중요한 것은 인간적인 도리다"라며 "사람이 살아가는데 무엇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유해진은 광주 토박이 택시운전사 황태술 캐릭터로 분했다. 그는 "'택시운전사'는 소중한 사람들의 소중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라며 "이 작품 덕분에 민주화운동에 대해 더욱 짙게 생각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류준열은 극 중 대학생 구재식 캐릭터를 연기했다. 그는 "이 작품에 참여하게 된 것만으로 너무 감격스럽다. 여러분도 뜨거움 느끼실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택시운전사'는 오는 8월 2일 개봉한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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