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대세는 스코어러다.
지난 10일 개최된 2017-2018시즌 WKBL 외국선수 드래프트. 많은 구단이 스코어러와 빅맨 조합을 택했다. 전통적으로 WKBL 구단들은 이 조합을 선호했다. 그런데 이번 드래프트에는 1라운드부터 빅맨보다 스코어러를 우선 지명한 팀이 많았다. 전체적으로 예년보다 정통센터는 줄어들었고, 4~5번을 오가는 스코어러 선발이 많았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최정상급 빅맨들이 드래프트 직전 타 리그와의 계약 등을 이유로 많이 빠져나갔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스테파니 돌슨이다. 돌슨은 WNBA 시카고 주전센터다. 각종 기술, 파워 등에서 완성형 기량을 갖고 있다.
모든 팀이 군침을 흘렸다. 그러나 돌슨은 드래프트 당일인 10일 오전에 갑작스럽게 참가의사를 철회했다. 그 외에도 몇몇 괜찮은 빅맨 자원들이 드래프트 불참을 선언했다. 지난해 우리은행서 빅히트를 친 존쿠엘 존스는 일찌감치 타 리그를 택했다.
외국선수를 드래프트로 선발하는 WKBL 특성상 당사자들은 자신이 WKBL 팀들로부터 뽑힐지 말지 알 수 없다. 때문에 자신을 확실하게 원하는 타 리그와 먼저 계약하는 케이스가 적지 않다. (때문에 WKBL도 외국선수 자유계약제를 고려해봐야 한다)
이런 상황서 몇몇 괜찮은 스코어러들이 대어로 떠올랐다. WKBL 경력자들과 함께 뉴 페이스들 중에서도 괜찮은 득점원이 많이 눈에 보였다는 게 감독, 코치들 평가다. 물론 빠른 트랜지션을 강조하는 WKBL서 역설적으로 외국인 빅맨이 간절하다. 그러나 감독들은 시장 상황, 기존 멤버들과의 조화를 고려, 오히려 득점원에게 집중했다.
KEB하나은행이 전체 1순위로 선발한 이사벨 해리슨은 192cm의 센터다. 그러나 WNBA 샌안토니오서 주전 파워포워드로 뛰며 수준급 득점력을 뽐낸다. KDB생명이 2순위로 선발한 주얼 로이드는 178cm 단신 가드다. KBL로 치면 KDB생명이 조 잭슨이나 키퍼 사익스를 뽑은 것이다. 로이드는 WNBA 시애틀에서 현란한 테크닉으로 좋은 득점력을 자랑한다. KDB생명 역시 빅맨이 필요한 상황서 과감하게 로이드의 득점력을 택했다.
KB가 4순위로 선발한 다미리스 단타스는 득점력을 갖춘 4.5번 유형의 포워드다. 골밑에서의 득점기술보다는 2대2서 팝아웃을 통해 외곽득점을 즐긴다. 안덕수 감독은 "2~30분씩 뛰면서 20점씩 뽑아낼 수 있는 선수"라고 했다.
KB는 박지수를 보유했다. 우수한 빅맨 자원들이 빠져나간 상황서 굳이 외국인 빅맨을 고집할 이유가 없었다. 때문에 안 감독은 내심 로이드를 노렸다. 그러나 KDB생명이 로이드를 지명하면서 단타스로 선회했다. 단타스 지명은 박지수와의 조화를 고려한 결정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1라운드서 WKBL 경력자 카일라 쏜튼과 쉐키나 스트릭렌을 선발했다. 두 사람은 검증된 득점원이다. 쏜튼은 기복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운동능력이 좋다. 특히 빠른 트랜지션이 돋보인다. 스트릭렌의 외곽포는 폭발력이 상당하다. 결과적으로 1라운드서 정통센터를 선발한 팀은 전무하다. 심지어 KB는 2라운드서도 득점원 모니크 커리를 선발했다.
물론 우리은행, KDB생명, 삼성생명 등은 2라운드서 포지션 안배에도 신경을 썼다. 우리은행 티아나 하킨스, KDB생명 샨테 블랙, 삼성생명 카일라 알렉산더는 모두 센터 자원이다. 빅맨이 필요한 WKBL 현실을 외면하지 않았다.
다음 시즌에는 2~3쿼터에 외국선수 2명이 동시에 뛴다. 외국선수 포지션 안배, 외국선수들의 조화가 중요하다. 궁극적으로는 외국선수 2명과 국내선수들과의 조화가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WNBA서 경쟁력을 갖춘 외국선수들도 WKBL의 환경에 적응해야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개개인의 노력, 감독들의 적절한 역할 분담이 중요하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몇몇 점찍은 빅맨들이 빠져나가면서 WKBL 경력자들을 선택했다. 외국선수들은 상대 외국선수들과 비기면 된다. 결국 승부는 국내선수로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WKBL 17-18시즌 외국선수 선발결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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