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②] 신봉선이 개그우먼 후배들에게 건네는 조언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9년 만에 KBS 2TV '개그콘서트'로 돌아온 개그우먼 신봉선. 친정을 떠나 세상과 부?H힌 시간은 그녀에게 수많은 고민과 교훈을 남겼다. 여성 예능인이 설 자리가 없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 최근 몇 년도 그녀에게 시련과 깨달음을 안겨준 시간이었다.

"방송이 줄어드니 붕 뜬 기분이 들더라고요. 선배들도 '여성예능인으로 살면서 이렇게 최악은 처음이다'고 할 정도로 여성 예능인이 설 수 있는 자리가 없었어요. 그 때 '비밀보장'을 시작한 송은이, 김숙 선배님의 모습이 멋있게 보였어요. 방송이 없다고 쉬는 게 아니라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저도 김대희 선배에게 전화를 걸었어요."

당시 신봉선이 찾은 해법은 '개그콘서트' 시절 그녀의 대표 코너인 '대화가 필요해'를 연극으로 만들어보는 것이었다.

"전 신인시절부터 연극이 너무 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마침 '대화가 필요해'는 연극으로 만들기가 너무 좋은 소재더라고요. 마침 김대희 선배도 '예전부터 하고 싶었다'고 하셨고요. 장동민 선배에게도 '우리가 상황이 안 좋아서 예전만큼 바쁘진 않지만, 에너지를 풀어가며 살아야하지 않겠냐'고 제안을 했고 함께 하게 됐어요. 그 때 마침 '개그콘서트' 900회가 찾아왔고, 복귀 얘기가 나왔죠."

드라마 같은 전개 끝에 신봉선은 '대화가 필요해 1987'을 들고 '개그콘서트' 무대에 다시 섰다. 9년 간 성장해 돌아온 신봉선. 그녀에게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냐고 물었다.

"사실 전 개그우먼 후배들에게 '기분 좋게 거절하는 법'을 알려주고 싶어요. 제가 예능을 하면서 어떤 사람이 너무나 기분 나쁜 얘기를 건네도 행여나 녹화 분위기가 깨질까봐 웃고 넘긴 일이 많았거든요. 지금은 웃으며 제 의사를 밝힐 수 있지만, 그 때는 그게 안됐어요. 그런데 어느 날 돌아보니 그게 다 제 속에 아픔으로 쌓여있더라고요. 후배들에게 너희들을 다치면서까지 '예스'라고 하진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어요. 마음에 병이 들 정도로 하진 말라고요. 전 그렇게 어딜 가나 씩씩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캔디병이 있었어요. 그게 맞다는 생각으로 살았는데, 그러다보니 어느 날 보니 그렇게 대해도 되는 사람이 되어있더라고요. 개그우먼이 웃음을 주지만, 무시를 당하면 안 되는 건데 그걸 잘 못했어요. 26세 때는…. 지난 9년은 그런 것들을 깨우치면서 어른이 되는 과정이었어요."

[신봉선.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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