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기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경기 시작 후 단 7초 만에 일어진 일이었다. 기습적인 공격도 소용없었다. 오히려 먼저 공격한 쪽이 당했다. ‘브라질 챔피언’ 톰 산토스(32, BRAZILIANTHAI)와 ‘코리안 불도저’ 남의철(36, 사내남격투기)의 맞대결 풍경이 그랬다.
톰 산토스는 지난 1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XIAOMI ROAD FC 040 100만불 토너먼트 16강 본선 경기에서 남의철을 7초 만에 TKO로 꺾었다. 7초 만에 승부가 결정된 것은 2010년 출범한 로드 FC 역사상 가장 빠른 기록이었다.
두 파이터는 지난 4월 이미 대결한 바 있다. 1차전은 100만불 토너먼트 인터내셔널 예선이었다. 당초 남의철의 상대는 따로 있었지만, 개인 사정으로 갑작스럽게 톰 산토스로 변경됐다. 두 파이터 모두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경기했고, 1차전은 톰 산토스의 승리로 끝났다.
남의철은 패배하면서 탈락했지만, 기사회생했다. 김승연을 꺾은 라파엘 피지에프가 16강 본선에 진출했지만, 부상으로 6개월 동안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패자인 김승연도 KO패배를 당해 부상으로 출전이 불가능했다. 결국 남의철이 라파엘 피지에프의 빈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2차전이 열리기 전부터 톰 산토스와 남의철은 신경전을 벌였다. 경기 전날인 계체량 현장에서 몸싸움을 벌이며 흥분했다. 심판들의 제지로 상황이 종료됐지만, 감정은 가라앉지 않았다.
경기 시작 직전도 마찬가지였다. 톰 산토스와 남의철은 서로를 날카로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터치 글러브도 하지 않아 신경전의 긴장감이 고조됐다.
거친 분위기와 달리 경기는 싱겁게 끝났다. 시작 직후 남의철이 먼저 공격을 시도했지만, 오히려 당했다. 톰 산토스가 정확한 펀치로 반격했고, 남의철은 바닥에 쓰러진 후 파운딩 공격을 버텨내지 못했다. 7초. 로드 FC 역대 최단 시간 TKO승이 나오는 순간이었다.
경기 후 톰 산토스는 포효했다. 기쁨을 마음껏 만끽했다. 반면 2경기 연속 톰 산토스에게 패한 남의철은 허탈함에 고개를 저었다.
인터뷰에서 톰 산토스는 냉정했다. 승리의 기쁨에 취해있을 법도 하지만, 벌써부터 다음 경기를 생각했다. 톰 산토스는 “100만불 토너먼트에서 우승해 받을 돈도 중요하지만, 일단 지금은 다음 상대가 우선이다. 8강에서 만날 파이터를 먼저 생각하고 준비해야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남의철의 기습 공격에도 톰 산토스가 당황하지 않은 것은 미리 준비된 작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남의철 선수를 상대로 그라운드 방어와 카운터 공격을 준비했다. 1차전 1라운드에서 그라운드 방어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원래 공격적인 선수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상황에서 맞받아칠 카운터를 준비했기 때문에 침착하게 대응했다.” 산토스의 말이다.
8강에 진출한 톰 산토스는 4강, 결승 그리고 권아솔과의 대결도 계속해서 노릴 수 있게 됐다. 톰 산토스는 8강에서 브라질 파이터 호니스 토레스와 피할 수 없는 승부를 벌인다.
톰 산토스는 “‘같은 브라질 사람끼리 대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호니스 토레스 선수와 얘기했는데, 우리 둘이 싸우게 됐다. 각자 꿈이 있고, 그 꿈을 위해서는 싸워서 이길 수밖에 없다. 꿈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100만 달러(약 11억원)의 상금을 건 로드 FC 정문홍 대표의 글로벌 대형 프로젝트인 ‘ROAD TO A-SOL’은 전세계 지역예선을 거쳐 16강 본선까지 진행됐다. 8강 토너먼트 대진이 추첨을 통해 결정됐으며, 8강 일정은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로드 FC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중계된다. MBC 스포츠 플러스에서 국내 TV 방송이 진행되고, 14억 인구가 시청하는 CCTV로 중국, 해외 팬들을 위해 로드 FC 유투브 공식 채널에서 생중계된다.
[톰 산토스. 사진 = 로드 FC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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