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KBS 2TV 월화드라마 ‘쌈, 마이웨이’는 배우 송하윤을 대중들에게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과거 김별로 활동하던 시절부터 ‘내 딸, 금사월’의 오월이까지, 팔색조 같은 모습으로 사랑받았던 그는 ‘쌈, 마이웨이’ 설희 역으로 자신의 최고점 또 경신했다.
시청자 뿐 아니라 송하윤에게도 ‘쌈, 마이웨이’는 특별한 작품이었다. 모든 장면을 명장면으로 꼽을 정도로 한 신 한 신이 애틋했다. “모든 순간이 설희한테 다 간절했어요”라는 송하윤은 “하나하나 다 끝을 잡고 있던 상태여서 그런지 흘려보내는 신이 하나도 없었던 것 같아요”라고 회상했다.
이런 간절함을 만들어준 건 극 중 김주만(안재홍)과의 현실 로맨스다. 6년차 장수커플로 등장하는 두 사람은 현실적이면서도 먹먹한 모습으로 보는 이들을 때로는 웃게, 때로는 눈물짓게 만들었다.
“재홍이와는 대화를 진짜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상대 배우와 이렇게까지 서로 의견을 나눈 적이 있었나’ 할 정도로 말예요. 그런데 결론은, 아무리 많은 대화를 해도 현장에서 서로 눈을 보는 게 최고더라고요. 처음에는 대화를 많이 했는데, 갈수록 서로의 눈을 많이 바라봤던 것 같아요.”
극 중 설희는 장예진(표예진)에게 흔들리는 김주만의 모습을 보고 가슴아파한다. 연기를 하는 송하윤 역시 김주만이 장예진의 집에서 의도치 않게 하룻밤을 보내게 되고, 자신이 이별을 고한 11회와 12회를 가장 마음 아픈 회차로 꼽으며 눈물을 보였다.
“방송으로는 덤덤하게 이별을 고하고, 촬영할 때도 덤덤하게 했어요. 하지만 실제로는 거의 대부분 계속 눈물이 났던 것 같아요. 예진이의 얼굴만 봐도, 재홍이의 뒷모습만 봐도 눈물이 났어요. 그 때는 주만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눈물이 났죠.”
그럼에도 송하윤은 극 전개와 달리 설희로서의 한 번도 주만과 헤어지겠다는 마음을 먹은 적은 없다고 털어놨다. 설희에게는 주만은 세상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라고. 실제로도 설희와 연애 스타일이 비슷하냐는 질문에 송하윤은 “대부분 비슷했던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촬영을 하며 지인들에게 ‘너랑 되게 비슷하다’며 연락이 많이 왔어요. 설희와 제가 많이 겹쳤던 것 같아요. 약간 사랑에 올인하는 편이라 그런 부분이 비슷한 것 같아요.”
하지만 그래서 설희 역에 더 쉽게 몰입했던 것은 아니라고. 송하윤은 설희라는 역할에 확정되기 전부터 설희 캐릭터에 푹 빠져있었다고 밝혔다. “반드시 내가 꼭 해야 한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데뷔 14년차이지만 이런 생각을 했던 건 처음이었다고 털어놨다.
“설희에게는 단어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매력이 있어요. 어린아이 같은 면이 있으면서도 넓은 엄마 같은 마음이 있는데, 그 이중성이 짠했어요. 처음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 한 장 한 장을 제대로 못 넘겼던 겉 같아요. 드라마에 다 표현돼 있지는 않지만, 시놉시스에 설희의 인생 시놉이 있었어요. 그걸 보며 진짜 많이 울었죠.”
이런 설희는 극 중 이별을 극복하고 주만과 재결합, 해피엔딩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었다. 일부 팬들은 설희가 자신을 더 위하고, 예쁘게 변신해 주만 앞에 나타나는 모습을 염원하기도 했다.
“어떤 결말이든 설희한테 어울렸을 것 같아요. 변신을 했든 안 했든 말이죠. 저는 지금 결말도 마음에 들어요. 가장 설희다웠어요. 다들 예쁘게 있고 싶지 않냐고 하시는데, 제 개인적인 생각은 어떤 작품에서 어떤 캐릭터로 임할 때 그 캐릭터에 가장 맞지 않은 모습으로 있는 것이 가장 못생긴 것 같아요. 캐릭터에 맞아 떨어졌을 때가 가장 예쁘고요. ‘내 딸, 금사월’의 오월이도 그렇고 ‘쌈, 마이웨이’의 설희도 그렇고, 외모에 집착하며 연기한 적은 없어요. 그것만큼 배우가 못생겨 보이는 게 없다고 생각해요.”
설희의 모습, 송하윤의 연기 열정은 연기 호평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송하윤은 반응을 체감하지 못했다며 “어떤 게 잘한 건지 못한 건지 잘 모르겠어요”라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런 송하윤에게 설희를 향한 한 마디를 부탁했다. 아직 ‘쌈, 마이웨이’ 그리고 설희에 대한 여운이 가시지 않았는지 그는 끝내 눈물을 보였다.
“설희랑 저랑 분리됐던 적이 없어요. 설희 캐릭터가 그냥 32살 송하윤 시간의 일부분이 돼 버린 것 같아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아요. 배우로서도 캐릭터를 이렇게 연기할 수 있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걸 처음 느껴봤고요. 다음 작품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연기할까 고민하게 돼요.”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