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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그룹 헬로비너스 나라의 첫 연기 도전은 꽤 성공적이다. 헬로비넛 나라가 아닌 SBS 수목드라마 '수상한 파트너'(극본 권기영 연출 박선호) 차유정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갔고, 캐릭터에 완벽하게 흡수돼 가수가 아닌 배우로서 한단계 성장했다.
극중 차유정은 연인 노지욱(지창욱)을 배신하고 친구 지은혁(최태준)과 삼각관계를 이뤘다. 이후 노지욱을 다시 찾으려 했고, 노지욱의 새로운 연인 은봉희(남지현)과 또 삼각관게를 이루는가 하면 지은혁, 나지해(김예원)와도 묘한 삼각관계를 형성했다.
나라는 복잡했던 차유정의 관계들에 대해 "아무래도 케미들이 또 있다 보니 예상치 못했던 관계나 구조들이 생겼던 것 같다"며 "사실 유정이는 바람을 핀 캐릭터인데 그런 경험이 없다 보니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첫 드라마를 하면서 제가 경험했던 부분들을 잘 생각해서 그 느낌들을 표현하는게 뭔가 편할 것 같았어요. 근데 그렇지 않은 상황이 되다 보니까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이라 어려웠죠. 노지욱과의 관계도 초반부터 나오지 않고 과거 회상으로 나왔잖아요. 차유정이 떠나고나서 새로 시작되는 관계였기 때문에 초반에 은혁이, 지욱이와 어떨지에 되게 헤매서 감독님이나 같이 호흡하는 선배님들이 조언을 많이 해주셨어요."
극중 차유정은 삼각관계의 주범이자 바람까지 피운 장본인이지만 관계에 있어 뻔뻔했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했고, 노지욱, 지은혁을 아무렇지 않게 대했다. 나라 역시 "대화 장면이 너무 뻔뻔해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말할 정도.
"감독님한테 많이 여쭤봤어요. 감독님은 '일단 유정이가 기본적으로 갖고 가는건 검사이고 밝고 유쾌한 성격이다. 과거에 실수했다고 기죽지 않는 뻔뻔한 친구니까 한 번 표현할 수 있는데까지 해봐라'라고 하셨어요. 감독님을 믿었고, 다양하게 표현해 보면서 그 지점을 찾았죠. 어느 순간 내가 생각했던 유정이와 감독님이 생각한 유정이가 같은 방향으로 가는 것 같을 때가 있었고 정말 뿌듯했어요."
사실 차유정에게도 나름의 사연은 있었다. 그러나 이야기가 방대해지면서 차유정의 이야기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나라 역시 아쉬운 부분이 있다. 작가, 감독 역시 차유정의 이야기를 빼는 순간 나라가 너무 욕을 먹어 당황스러워 하기도 했다고. 차유정 역시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그리려 했기에 더 그랬다.
"현실적으로 있을 수도 있지만 바람을 피웠다고 해서 미안해 하고 죄책감을 느끼는 캐릭터가 아니니까 미워할 수 있죠. 그런데 중간부터는 유정이가 눈치도 없고 지욱이한테 사랑의 표현을 많이 하는데도 거절 당하는 장면이 많이 나왔어요. 혼자 속상해 하고 마음 아파하는 모습들을 그려 주시면서 조금씩 사랑 받게 되기도 했죠."
캐릭터는 초반 욕을 먹었지만 이는 배우 나라로서는 반가운 일이었다. 드라마 초반 감독은 나라에게 '헬로비너스 나라로 시작을 했지만 헬로비너스 나라가 아닌 배우 권나라였으면 좋겠어'라고 했다. 또 '아이돌이 연기를 시작을 하니까 아무래도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선들이 많을거야. 근데 그런거에 댓글을 다 읽고 기죽지 않았으면 좋겠어'라고 당부했다.
나라는 감독 말을 따라 댓글을 읽지 않았고, 오로지 캐릭터에 집중했다. 그러나 친동생 덕에 반응을 알 수 있었다. 동생은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다'며 나라에게 시청자 반응을 전했다.
"나쁜 소식부터 말하라니까 '언니가 엄청 욕을 먹고 있다는 거야'라고 했어요. 좋은 소식을 말 하라니까 '그런데 언니를 욕하기 보다는 유정이를 많이 욕한다는 거야'라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내 연기에 감정이입을 하고 집중하다 보니 유정이라는 캐릭터를 욕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거였죠. '그럼 다행이다'라고 했어요. 욕은 먹지만 그래도 '내가 잘 하고 있는 거겠지'라는 자신감을 얻게 됐죠."
어렵기도 했지만 자신감도 얻었다. 첫 연기인 만큼 부족한게 많았고 여유가 없었다는 것도 인정했다. "모니터로 늘 확인하면서 '왜 이렇게밖에 못했지'라는 생각에 혼자 속상해서 울 때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긴장을 워낙 많이 해서 혼자 있는 시간에 생각도 많이 하고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부담감이 컸었고 잘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보니까 더 그랬죠. 그런 와중에 스태프 분들, 선배님들이 정신력을 튼튼하게 만들 수 있게 도와주셨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이건 내가 잘 해서 그렇다기 보다는 내가 하고싶은 의지와 어떻게든 해보고 싶다는 의지를 본 주변 분들이 도와주셔서 끝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헬로비너스 활동할 때는 멤버들이 있었지만 배우로서는 혼자 헤쳐나가야 했다. 그러나 드라마 현장에도 그를 지지해주는 많은 이들이 있었고, 감독은 나라에게 '네가 다음 작품도 잘 할 수 있도록,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도록 초반에 잘 이끌 수 있는 감독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 한마디에 부담감이 덜어졌다.
"헬로비너스로 단체 활동을 했을 때는 멤버들한테 의지도 했지만 배우로는 오로지 나 혼자기 때문에 나 혼자 잘 해야 된다는 것도 있었어요. 혼자라는 생각이 되게 컸는데 그 말에 용기를 얻게 됐죠. '멤버들이 없을 땐 난 아직 부족하니까 선배님들, 감독님께 의지를 하자. 잘못 나가면 잘 이끌어주시겠지' 믿음이 생겼어요."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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