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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심민현 수습기자] "서툴고 부족해도 괜찮습니다. 재능이 아닌 노력 중심의 교육의 산실이 되겠습니다."
케이블채널 엠넷 걸그룹 인재 육성 리얼리티 프로그램 '아이돌 학교' 교장 배우 이순재가 1회 방송을 시작하며 한 이야기다.
막상 뚜겅을 연 '아이돌 학교'는 전혀 서툴고 부족해도 괜찮지 않았다. 1주 후 최하위 성적을 기록한 8인은 퇴소 조치된다.
'아이돌 학교'는 학교라는 타이틀을 걸고 방송하고 있다. 언제부터 학교가 학생을 버리는 곳이 됐던가. 학교는 모자란 학생이라도 끝까지 함께 품고 가는 곳이다.
제작진은 "퇴소는 당초 '아이돌 학교'가 강조해 온 포인트에 반영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는 궁색한 변명이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탈락은 가장 중요하다. '퇴소'는 열정 하나로 '아이돌 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의 운명을 좌지우지한다. '강조한 포인트'가 아니라는 이야기는 방송 전부터 '성 상품화', '외모 지상주의' 등의 논란으로 인한 거센 비난을 줄이려는 '꼼수'다.
연습생 신분이 아닌 순수한 일반인들이 나와 경쟁한다는 방송 취지도 무색하다. 대형 기획사 연습생 출신이 있는가 하면, 아역 배우로 오랜 시간 활동했던 학생도 있다. 이렇게 되면 경쟁은 불평등해진다. 연예계 경험 없는 일반인들은 소속사에서 체계적 트레이닝을 받았던 학생들보다 자연히 불리하고, 초반 탈락 가능성도 높아진다.
방송 전 '예쁜 신입생을 모집한다'는 광고로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긴다고 비판 받았음에도, 실제 방송을 지켜보니 한숨이 나올 정도로 외모가 강조된다.
충분히 예쁜 학생이 다른 학생의 외모를 부러워하는 장면이나 몸무게가 37kg인 학생이 칭송받는 장면을 여과없이 내보내니, 시청하는 또래 학생들에게 어떤 사고방식을 심게 될지 걱정된다.
제작진은 솔직해야 한다. 방송 전 불거진 논란에 대해 변명할 것이 아니라 문제점을 인정하고 프로그램에 대한 개선책을 내놔야 했다.
'아이돌 학교'에 출연하는 학생들은 대다수 10대 청소년들이다. 방송을 본 청소년들이 또래들을 보며 꿈과 희망 대신 도리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면 '아이돌 학교' 제작진의 방침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심민현 기자 smerge1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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