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본인이 알아서 한다."
두산 더스틴 니퍼트는 2011년 입단, 7년 연속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두산의 한국시리즈 2연패, 작년 통합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KBO 사상 첫 외국인선수 연봉 200만달러 시대를 열어젖힌 주인공이다.
니퍼트는 27일 수원 kt전서 개인통산 91승을 달성했다. 과거 두산에서 뛴 다니엘 리오스(90승)를 제치고 외국인투수 통산 최다승 단독 1위에 올랐다. 이 부문 2위가 70승의 앤디 벤헤켄(넥센)이다. 수 많은 외국인투수가 1년, 아니 몇 개월 단위로 입단과 퇴단하는 KBO 현실을 감안하면 니퍼트의 91승은 물론, 외국인 최다승 1위를 쳐다볼 투수가 없다.
그 정도로 니퍼트는 두산에 단순히 외국인선수 1명 이상의 가치가 있다. 수년째 투수조 리더 역할을 한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국내 투수들에게 귀감이 된다. 두산으로선 전력, 팀 분위기 측면에서 니퍼트 없는 마운드를 상상할 수 없다.
김태형 감독은 "니퍼트는 머리가 좋은 투수다. 본인이 알아서 한다. 언제 뭐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안다. 단순히 공만 잘 던지는 투수가 아니다"라고 했다. 국내선수보다 KBO리그 특유의 문화를 더 잘 안다. 김 감독과 코치들이 터치하거나 케어할 시기는 한참 지났다.
니퍼트와 구단, 현장의 믿음은 끈끈하다. 매년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서 가장 늦게 실전 마운드에 오른다. 계약시점에 관계 없이 알아서 자신의 루틴대로 몸을 천천히, 완벽히 만든다. 2년 전 부상으로 고생한 뒤에는 더욱 몸 관리를 철저히 한다.
또 다른 외국인선수 마이클 보우덴, 닉 에반스도 실질적으로 리드하면서 케어도 한다. 김 감독은 "니퍼트가 외국인선수가 새로 들어오면 알아서 잘 알려주고, 관리하더라"고 했다. 팀으로선 참 고마운 대목이다.
선행도 아끼지 않는다. 니퍼트는 몇 년 전부터 서울시 사회복지시설로부터 매달 어린이들을 초청, 자비로 티켓을 끊어 두산 홈 게임을 보여준다. 사인볼, 각종 선물도 아끼지 않고 준다. '어린이들에게 희망을'이라는 KBO리그 초창기 캐치플레이즈를 가장 잘 실천하는 선수다.
두산 관계자는 "몇 년전부터 그렇게 하고 있다. 꼭 아이들과 기념사진을 남긴다(1루쪽 두산 구단 사무실 앞에서). 니퍼트의 선행을 본 보우덴도 하고 싶다고 한 적이 있다"라고 했다. 그라운드 밖에서도 만점 외국인선수다.
김 감독은 "눈치 빠르고, 착하고, 적응 잘 하는 외국인선수는 많이 있었다. 니퍼트가 야구를 잘 하니까 그런 것(그라운드 밖 모범)도 좋게 보이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게 정답이다.
[니퍼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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