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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돔 최창환 기자] 넥센 유니폼을 입을 때만 해도 기대보단 우려가 컸다. 하지만 넥센 히어로즈 외국인투수 제이크 브리검은 실력으로 세간의 평가를 잠재우고 있다. 어느덧 ‘믿고 쓰는 카드’로 자리매김했다.
브리검은 3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7피안타(2피홈런) 무사사구 3탈삼진 2실점(2자책) 호투를 펼쳐 7승째를 챙겼다. 넥센은 9-4로 승, 2연승을 질주했다.
브리검은 이날 2차례 솔로홈런(4회초 구자욱, 6회초 다린 러프)을 허용했지만, 이외의 상황에서는 줄곧 위기관리능력을 뽐냈다. 특히 넥센이 4-1로 쫓긴 5회초 1사 1, 2루 위기서 이지영(우익수 플라이)과 박해민(2루수 땅볼)의 후속타를 저지, 팀의 리드를 지켜낸 게 결정적 순간이었다. 삼자범퇴는 2차례(1회초, 3회초) 만들어냈다.
브리검은 이날 총 98개의 공을 던졌다. 투심(42개)과 슬라이더(25개)를 주무기로 삼았고, 이외에 커브(16개)와 포크볼(7개)도 적절히 구사했다. 종종 포심(8개)도 던지며 삼성 타선을 봉쇄했다.
브리검은 지난 5월 웨이버 공시된 션 오설리반의 대체 외국선수로 넥센과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내용은 총액 45만 달러(약 5억 1,000만원). 대체 외국선수인 것을 감안해도 오설리반의 몸값(총액 110만 달러, 약 13억원)과 비교하면 차이가 꽤 컸다.
몸값만큼 커리어도 차이를 보였다. 오설리반이 지난 시즌까지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뛴 반면, 브리검은 9시즌 동안 마이너리그를 전전했다. 지난 시즌 라쿠텐 골든 이글스(일본프로야구)서 아시아야구를 처음으로 접했지만, 1~2군을 오갔다. 라쿠텐 시절 기록도 11경기(선발 4경기) 3패 평균 자책점 5.24에 불과했다. 세간의 우려를 샀던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브리검은 150km에 육박하는 직구 외에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를 주무기 삼아 빠르게 한국야구에 적응했다.
지난 5월 18일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5이닝 2피안타 4볼넷 2탈삼진 무실점하며 데뷔전을 마친 브리검은 30일 삼성전 포함 13경기서 7승(3패)을 거뒀다. 이 가운데 5이닝 이하에 그친 것은 지난달 22일 한화전(4⅔이닝 11피안타 2볼넷 3탈삼진 7실점)에 불과했다. 적어도 5이닝 이상은 꾸준히 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
물론 종종 제구 난조를 보여 대량 실점을 범한 경기도 있었지만, 브리검은 비교적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는 편이다. 13경기서 8차례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한 게 이를 뒷받침하는 기록 가운데 하나다. 더불어 브리검은 30일 삼성전을 통해 최근 3연승 및 홈 4연승 행진도 이어가게 됐다.
시즌 초반 넥센의 약점은 외국선수였다. 대니 돈과 오설리반이 제몫을 못한 가운데 믿었던 앤디 밴헤켄마저 어깨통증으로 공백기를 가진 바 있다.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밴헤켄과 브리검은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으며, 신입 외국인타자 마이클 초이스도 데뷔 후 2번째 경기서 멀티히트로 신고식을 마쳤다. 외국선수라는 퍼즐까지 갖추게 된 넥센이 후반기 들어 승수 쌓기에 박차를 가할지 궁금하다.
[제이크 브리검. 사진 = 고척돔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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