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스킬트레이너처럼 알려주신다."
오리온 김진유는 2016-2017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10순위로 입단했다. 건국대 에이스였다. 그러나 대어가 즐비한 작년 신인드래프트서 돋보이지는 않았다. 오리온의 김진유 지명은 몇 년 뒤를 내다본 목적이었다.
시즌 중반까지 거의 D리그서 뛰었다. 그러나 1월 28일 SK전을 시작으로 꾸준히 5~15분의 출전시간을 얻었다. 삼성과의 4강 플레이오프서는 오데리언 바셋의 부진, 김동욱의 부상으로 주축 멤버로 중용됐다. 어느덧 오리온에 없어선 안 되는 감초로 자리매김했다.
추일승 감독이 김진유에게 기회를 줬던 결정적 이유는 파이터 기질이다. 189cm짜리 가드가 2m 이상의 선수가 즐비한 골밑에 적극적으로 몸을 던져 리바운드에 가담했다. 사이드라인, 엔드라인 밖으로 나가는 볼을 살리기 위해 몸을 날렸다. 악착같은 수비로 상대 가드를 묶었다.
오리온은 정통센터가 부족하다. 토종 가드진도 넉넉하지 않다. 김진유의 저돌적인 플레이들이 동료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나아가 팀의 에너지를 끌어올렸다. 수치로 환산할 수 없어도 상대에 미친 데미지는 어마어마했다.
2017-2018시즌. 이승현과 장재석의 동반 군 입대로 외국선수 2명(더스틴 호그, 버논 맥클린)을 모두 골밑에 집중하는 선수로 택했다. 정재홍이 SK로 이적했다. 1번 역할을 1번보다 더 잘하는 베테랑 김동욱이 삼성으로 간 건 뼈 아프다. 다음 시즌 오리온 가드진은 토종선수들이 이끌어가야 한다.
김진유, 조효현, 이승규 등이 후보다. 한호빈도 시즌 중반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다. 전통적으로 토종 가드진이 강하지는 않았지만, 다음 시즌에는 더욱 불안한 게 사실이다. 트레이드로 누군가를 영입할 수 없다면, 김진유를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
지난달 25일 고양체육관 지하 훈련코트. 추일승 감독과 코치들이 김진유 지도에 열을 올렸다. 김진유를 1번으로 쓰겠다고 확실히 못 박지는 않았다. 그러나 비중이 높아진 건 분명하다. 김진유의 허슬과 돌파를 활용한 득점은 프로에서도 통한다는 게 입증됐다. 장점이 분명한 가드다.
그러나 주축 가드, 특히 포인트가드 역할을 소화하려면 경기운영능력과 외곽슛이 필수다. 벤치에서 지시하는 패턴만 이행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아무래도 김진유는 이 부분들이 불안하다. 2번 슈팅가드다. 본인도 "그동안 1번을 본 적이 없었다"라고 했다.
포인트가드 출신 임재현 코치에게 집중 지도를 받는다. 김진유는 "최근 포지션 별로 훈련을 한 적이 있다. 임 코치님이 스킬트레이너처럼 기술적인 부분을 집중적으로 알려주셨다. 볼을 다루는 방법을 많이 배웠다. 경기운영에 대해서도 일일이 알려주셨다. 프로에서 뛰는 가드들의 특징에 따른 수비방법도 알려주셨다"라고 했다.
돌파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외곽슛 기술도 끌어올려야 한다. 프로에선 슛이 없다고 분류되는 순간, 수비수들은 자신을 버리고 동료를 겹수비한다. 그럴 경우 팀 오펜스가 더욱 어려워진다. 김진유는 "모든 부분서 지난 시즌보다 발전해야 한다. 높은 레벨로 올라가야 한다. 많이 배우겠다"라고 했다.
프로선수가 갑자기 플레이 스타일을 뜯어고치고 약점을 메우는 건 쉽지 않다. 그러나 비 시즌이 아니라면 그럴 기회조차 없다. 김진유는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했다. 오리온의 미래가 걸려있다. 김진유는 "감독님, 코치님들이 가드들을 믿고 가드 외국선수를 뽑지 않은 것 같다. 믿음에 보답해야 한다. 부담 없이 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진유 지난 시즌 모습(위), 추일승 감독의 지도를 받는 김진유(아래 맨 오른쪽).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고양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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