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허경민에게 유격수 연습을 시키고 있다."
두산 주전 유격수 김재호가 지난달 30일 허리 통증으로 1군에서 말소됐다. 전반기부터 허리 상태가 썩 좋지 않았다. 후반기가 시작하자 류지혁과 번갈아 선발 출전했다. 현 시점에서 김재호의 1군 복귀 시기를 점치는 건 쉽지 않다.
당분간 붙박이 주전 유격수는 류지혁이다. 김태형 감독은 "재호를 제외하면 지혁이의 유격수 수비가 가장 안정적이다"라고 했다. 그만큼 류지혁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 류지혁은 2012년 입단,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빠른 발을 앞세운 수비 감각이 매우 좋다. 김 감독은 류지혁을 지난해 90경기서 활용했다. 그는 올 시즌에도 이미 79경기에 출전했다.
두산으로선 류지혁 없는 내야 플랜B를 상상할 수조차 없다. 올 시즌에는 타율 0.309 1홈런 15타점으로 타격도 한결 좋아졌다. 1일 대구 삼성전서는 홈런 1개 포함 4안타 5타점 3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2일 경기서도 1안타 2득점했다. 김 감독은 빠른 발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 테이블세터로 중용한다.
그런데 사령탑은 만약의 만약까지 준비해야 한다. 넘버 원 백업 내야수가 당분간 주전으로 뛰면서 누가 류지혁의 백업 유격수 1순위일까. 1~2일 1군 엔트리 기준으로는 2년차 서예일이다. 실제 류지혁이 1일 경기 후반 빠지면서 서예일이 투입됐다.
혹시 그보다 더한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 김 감독은 지난달 30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허경민에게 유격수 연습을 시키고 있다. 내가 감독으로 부임한 뒤에는 3루에 못박았는데, 만약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필요하다"라고 했다.
허경민은 2008년 청소년대표팀 시절 에드먼턴 세계대회에 안치홍(KIA), 오지환(LG), 김상수(삼성)를 제치고 주전 유격수를 맡았다. 다만, 9년 전 얘기다. 김 감독 부임 이후 오랫동안 3루수를 맡으면서 유격수 수비감각을 살릴 필요가 있다.
허경민마저 여의치 않을 경우 오재원을 투입할 가능성도 있다. 김 감독은 "내가 볼 때는 유격수 그림(안정감)은 나오지 않는데 본인은 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 웃었다. 이어 "한번 연습을 시켜보려고 한다"라고 했다.
물론 어디까지나 플랜C~D다. 류지혁이 김재호의 몫을 메우고 어쩌다 허경민이 힘을 보태는 게 이상적이다. 다만, 내야진의 양과 질이 두껍다고 해도 야구는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 최악의 최악을 대비하는 건 반드시 필요하다. 두산이 김재호 공백으로 내실을 다지려고 한다.
[류지혁(위), 허경민(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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