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뜨거워도 이렇게 뜨거울 수 있을까. '용암택'이 펄펄 끓고 있다.
LG의 '심장' 박용택(38)은 공교롭게도 1번타자로 변신하고 지칠 줄 모르는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LG가 새 외국인타자로 제임스 로니를 영입하면서 로니에게 3번 타순을 맡기고 박용택을 1번타자로 전진 배치한 것이다. 1번타자로 나섰을 때 타율이 .455(55타수 25안타)에 이르고 5홈런 21타점으로 순도가 높다.
우선 본인이 1번 타순으로 옮긴 것을 반기고 있다. 1번타자는 발 빠르고 출루가 능한 타자들의 상징적인 타순. 그러나 박용택은 "1회 말고는 1번타자는 의미가 없다. 개인적으로 더 많이 타석에 들어갈 수 있어서 좋다"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미 1번타자로도 나선 경험도 풍부해 어색함이 없었다.
전반기 3개에 그쳤던 홈런 개수 때문에 아쉬움도 컸지만 오히려 1번으로 올라간 뒤 장타력도 끌어 올리고 있다. 끝내기 홈런의 감격도 가시지 않았는데 만루홈런까지 터뜨렸다.
"거의 10년 동안 가장 마음에 들지 않았던 전반기"라고 자평할 만큼 타율은 높았지만 장타력이 감소한 것에 대해 고민이 컸던 박용택은 올스타 브레이크 동안 심신을 단련하면서 후반기를 준비했다. 여기에 잘 맞는 타순인 1번타자 자리까지 결합하면서 최고의 후반기를 만들고 있다.
박용택의 상승세를 주목하는 이유는 곧 KBO 리그의 역사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아무도 정복하지 못한 6년 연속 150안타 달성이 유력한 박용택은 올해 9년 연속 3할 타율이란 대기록 역시 도전하고 있다. 양준혁과 장성호만 점령했던 고지가 그것이다. 무엇보다 박용택은 30대를 지나 9년 연속 3할 타율에 도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스스로도 "30대에 이 기록을 유지하고 있어 자부심이 있다"라고 말한다. 이미 고타율을 유지하고 있어 이 기록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타이기록을 달성하면 내년엔 그 누구도 정복하지 못한 10년 연속 3할 타율에 도전장을 던질 수 있다.
또한 KBO 리그 통산 최다안타 신기록도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KBO 리그 최초의 2000안타 타자인 양준혁은 통산 2318안타를 남기고 은퇴했다. 현역 통산 안타 2위인 박용택은 2171안타로 147개 차이로 쫓아가고 있다. 올해 LG는 48경기를 남기고 있어 연내 달성은 어렵지만 최근 상승세로 보면 달성 시기는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다. 1번 타순의 날개를 단 '용암택'이 반가운 이유다.
[LG 박용택이 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4회말 2사 만루 만루홈런을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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