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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영화 '장산범', 소리가 아닌 배우 염정아의 열연으로 홀렸다.
'장산범'은 지금껏 충무로에서 한 번도 다룬 적 없는 장산범을 소재로 한 미스터리 스릴러물이다. '부산 해운대구 장산 일대에서 목소리를 흉내 내 사람을 홀린다는 괴물이 목격됐다'라는 내용의 괴담에서 출발했다.
허정 감독의 두 번째 괴담 공포물로 관심을 모았다. 앞서 지난 2013년 도시 괴담을 모티브로 만든 '숨바꼭질'(560만 명)이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숨바꼭질' 이후 4년여 만에 '장산범'으로 컴백한 것.
이처럼 허정 감독의 공포 영화가 인기를 모으는 건 스토리텔링의 대가이기 때문. '숨바꼭질'과 더불어 '장산범'까지 직접 각본을 썼다. 그는 단순히 자극적인 공포감만을 전달하는 것이 감성을 건드린다. 전작에선 부성애를, 이번엔 모성애를 녹여냈다. 보편적인 정서로 감정이입을 유도, 주인공 희연(염정아)에게 휘몰아치는 미스터리 사건들을 객석에까지 숨 막히게 조여오게 만든다.
다만 영화는 장산범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다. "일상적인 소리로 무서움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라는 허정 감독의 바람과 달리 소리보다는 결국 비주얼로 압도한다. 극 말미 등장하는 무당 이준혁이 그 역할을 톡톡하게 해냈다.
배우들의 미친 열연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나 염정아는 이 작품으로 14년 만에 스릴러물로 컴백, 명불허전 연기력을 뽐냈다. 아이를 잃어버린 엄마 희연 역할에 빙의해 극을 이끌어나갔다. 그의 신들린 듯한 절절한 모성애 연기는 관객들을 홀리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아역 신린아가 정체불명의 여자 애 캐릭터를 맡아 성인 배우 못지않은 수준 높은 열연을 보여줬다.
'장산범'은 오늘(17일) 개봉했다. 러닝타임 100분. 15세 관람가.
[사진 = NEW]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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