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이병헌X김윤석, 그 이름만으로도 설레는 조합 (종합)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이병헌과 김윤석이 영화 '남한산성'에서 역대급 연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전망이다.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는 영화 '남한산성'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황동혁 감독과 출연배우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등이 참석했다.

'남한산성'은 김훈 작가의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1963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나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는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속 조선의 운명이 걸린 가장 치열한 47일간의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도가니', '수상한 그녀'의 황동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먼저 황동혁 감독은 영화화를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남한산성' 소설을 읽으면서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던 병자호란의 이야기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됐다. 그 안에서 얼마나 많은 일이 벌어졌고, 그것이 현시대와 닮았다는 사실에 대해 굉장히 놀랐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를 영화라는 장르로 만들어서 보여주고 싶었다. 과거를 되돌아보면서 현시대를 고민할 수 있는 그런 작품으로 탄생시키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비장함, 비애스럽지만 아름다움, 풍경들과의 대화 등 소설이 갖고 있는 힘을 영화감독으로서 배우들의 입과 화면을 통해 제대로 묘사하려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황동혁 감독은 "김훈 작가님의 소설은 너무나 읽기 힘들 정도로 비애가 느껴지게 하면서 어느 순간 가슴 뭉클한 눈물을 자아내게 만든다. 이 두 가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죄송스럽지만 배우들이 혹한의 추위 속에서 연기했다. 또 고어를 굳이 팩션사극처럼 현대적으로 풀어쓰지 않았다. 다른 사극물보다 대사가 어려울 것이다. 그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느껴지게 옛말에 가깝게 대사가 흐른다"라고 밝혔다.

충무로 대표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 기대감을 더한다. 황동혁 감독은 "이 배우들이 해주지 않았다면 영화는 아예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병헌, 김윤석 등 배우들이 캐스팅 됐을 때서야 '이제 영화를 만들 수 있겠구나'라는 처음으로 안도감이 들었다. 기대 이상의 열연을 보여주셨다"라고 얘기했다.

특히 이병헌과 김윤석, 그 이름만으로도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각각 이조판서 최명길, 예조판서 김상헌 역할을 맡았다. 같은 충심을 지녔지만 서로 다른 신념으로 팽팽한 대립을 펼칠 전망.

이들의 첫 호흡은 어땠을까. 이병헌은 "관객 입장에서 봤을 때처럼 김윤석에게 뜨거운 열을 느꼈다"라며 "김윤석은 온전히 감성에 맞겨 연기를 한다. 매 테이크마다 다른 느낌을 전한다. 감히 종잡을 수가 없더라. 탁구로 예를 들자면 디펜스하기가 힘들었다. 앞으로 뛰어가서 받아냈다가 뒤로 가서 받아냈다"라고 감탄했다.

반면 김윤석은 이병헌에 대해 "정통파라는 느낌이 들었다"라며 "물론, 화려한 무언가가 있지만 최명길 역할을 할 때 만큼은 정제된 상태에서 정석대로 연기했다. 현대극과 '광해, 왕이 된 남자' 속에서와는 또 다른 느낌을 받았다. 신선하게 다가왔다"라고 전했다.

또한 정통사극에 도전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병헌은 "'남한산성'은 내가 기존에 출연했던 사극과는 다르다"라며 "'광해, 왕이 된 남자'나 '협녀'엔 판타지가 있었다. 픽션이 가미된 사극이었다. 하지만 '남한산성'은 정통 사극이다. 역사 고증에 힘썼다. 정말 있는 그대로 재현했다. 그래서 진지하고 심각하게 작품에 접근해 연기했다"라고 말했다.

김윤석은 "극 중 이조판서 최명길과 예조판서 김상헌이 첨예하게 대립하는데 판타지스럽지 않다. 실존 인물의 이야기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라고 얘기했다.

박해일은 극 중 이병헌과 김윤석, 대신들 사이에서 고뇌하는 왕 인조로 분했다. 그는 ""생애 처음 왕 캐릭터를 연기한다. 배우에게 흔치 않은 기회로, 감개무량하다"라며 "인조는 많은 분에게 박하게 평가받는 부분이 있다"라며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 같은 역할이기도 하고, 상당히 고심을 하면서 연기했다"라고 전했다.

고수는 대장장이 날쇠 캐릭터를 연기한다. 민초의 신분에도 전쟁을 끝내기 위해 목숨을 걸고 왕의 격서를 운반하는 중책을 맡은 인물이다. 그는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분장들과 의상을 입었다. 재밌게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박희순은 혹한 속에서도 묵묵히 성벽을 지키는 수어사 이시백 역할, 조우진은 청나라의 역관 정명수 역으로 등장한다. 박희순은 "원작을 잘 살리면서 캐릭터의 탄탄함을 더했다. 원작 있는 시나리오의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라고 자신했다.

반면 조우진은 "그야말로 '어벤져스' 군단이다"라며 "선배님들에게 누가 안 되게 잘 따라가자라는 각오로 임했다"라고 밝혔다.

'남한산성'은 9월 개봉 예정이다.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