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사이클링 히트는)큰 기록이지만, 의미를 두진 않는다. 야구를 하다 보면 한 번쯤 나올 수도 있는 기록이다. 운 좋게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지난 26일. 한화 이글스 외야수 김원석은 서산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의미 깊은 기록을 세웠다. 사이클링 히트를 작성한 것.
2군 경기라 해도 사이클링 히트는 자주 나오는 기록이 아니다. 김원석의 사이클링 히트는 퓨처스리그 역사상 26번째 기록이었으며, 한화 소속으로는 1996년 8월 14일 오중석 이후 2번째 사례였다.
흔치 않은 기록인 만큼, 한화 2군 코칭스태프는 3루타를 남겨둔 김원석에게 “장타가 나오면, 아웃되더라도 3루까지 뛰어라”라고 지시했다. 마침 김원석은 7회말 맞이한 마지막 타석에서 3루타를 터뜨리며 사이클링 히트를 작성하게 됐다. 김원석이 학창시절 포함 생애 처음 사이클링 히트를 경험하는 순간이었다.
“운 좋게 우중간 방면으로 타구가 향했고, 송구도 정확하지 않아서 3루타가 나올 수 있었다.” 김원석의 말이다. 대기록이지만, 김원석은 덤덤했다. 그는 “큰 기록이지만, 의미를 두진 않는다. 야구를 하다 보면 한 번쯤 나올 수도 있는 기록이다. 운 좋게 달성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지난 2012년 한화에 투수로 입단한 후 타자로 전향, 방출됐던 김원석은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친 뒤 독립리그를 거쳐 한화로 돌아왔다. 부연설명이 없어도 얼마나 험난한 길을 걸어왔는지 유추할 수 있는 이력이다.
시즌 개막 후 첫 4경기서 타율 .533(15타수 8안타) 5타점하며 ‘깜짝 스타’로 거듭나는 듯했던 김원석은 불의의 부상을 입은 이후 경기력이 하락세를 그렸다. 4월초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고, 한 달 만에 복귀했으나 이후 타격감은 기복을 보이고 있는 것. 1, 2군을 오가고 있는 김원석의 올 시즌 1군 성적은 53경기 타율 .262 4홈런 17타점.
다만, 주목할 만한 변화도 있었다. 5월 타율 .125에 그쳤던 김원석의 6월 타율은 .423에 달했다. 정근우, 김성래 퓨처스 타격코치의 조언을 새긴 후 점진적으로 타격 자세를 수정한 게 타격감을 끌어올리는데 큰 도움이 됐다는 게 김원석의 설명이다.
"김성래 코치님이 2군에 있을 때 공을 끝까지 보고 타격하는 부분을 잡아주셨다“라고 운을 뗀 김원석은 ”(정)근우 형도 오버스윙을 고칠 수 있게 도와주셨다. 타격할 때 힘이 들어가면 안 된다고 하셨다. 근우 형 역시 이 부분 때문에 힘들었던 경험이 있는 만큼, 나에게도 고치라고 하셨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김원석은 정근우의 조언을 들은 지난 6월부터 헬멧에 ‘오버스윙XXXXX’를 새긴 후 경기에 임하고 있다. 오버스윙 금지는 정확히 어떤 의미인 걸까.
김원석은 “시즌 초반에는 ‘칠 수 있다’라는 생각이 강하다 보니 힘이 들어갔고, 그러다 보니 (히팅)포인트가 계속해서 뒤로 밀리게 됐다. 이 부분을 2군에서 많이 연습했고, 이제는 레그킥도 안 하게 됐다. 김성래 코치님의 권유에 따른 변화였고, 그래서 공을 보는 시간이 늘어났다. 변화구에 대한 대처도 나아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김원석은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한 직후인 지난 27일 1군으로 돌아왔다. 김성래 코치로부터 “어제 일은 어제 일이니 잊어라. 힘 빼고 잘해라”라는 조언도 들었다고 한다.
김원석은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치른 1군 복귀전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하지만 점차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목표만큼은 확고했다.
“2군에서 많이 배우고 올라왔다. 실수에 대한 압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야구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 보니 실수가 나올 수도 있고, 그 실수를 줄여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김원석의 말이다.
김원석은 이어 “팀에 최대한 피해를 주지 않는,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안타를 못 치더라도 수비나 주루, 작전으로 시너지효과를 일으키는 선수가 되겠다”라며 포부를 전했다.
[김원석.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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