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어수선하고 또 어수선했다.
29일 프로야구 5경기 중 단연 주목을 받은 건 서울 잠실구장에서 펼쳐지는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시즌 14번째 맞대결이었다. 두 팀은 무서운 상승세로 후반기 나란히 1, 2위를 달리고 있었기 때문. 두산과 롯데의 8월 승률은 각각 무려 .783(18승 1무 5패), .708(17승 7패)에 달했다. 선두를 1.5경기 차로 추격 중인 두산과 4위를 굳히려는 롯데의 만남은 이른바 ‘빅매치’였다.
경기 내용도 그에 걸맞은 명승부였다. 6회까지는 그랬다. 1회 롯데가 최준석의 2루타로 선취점을 뽑자 두산이 1회말 닉 에반스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두산이 3회 김재환, 민병헌의 2루타로 3점 차로 달아나자 롯데가 5회 문규현의 솔로포, 최준석의 희생플라이를 묶어 추격했다. 그리고 7회 2사 1, 2루서 강민호-앤디 번즈의 연속 적시타로 경기를 뒤집었다.
그러나 롯데의 기쁨도 잠시, 두산이 7회 류지혁의 솔로홈런으로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두산은 박진형의 난조를 틈 타 볼넷 3개로 만루 기회를 얻었다.
논란이 될 만한 상황은 이 때 발생했다. 민병헌이 1사 만루서 유격수 쪽으로 땅볼 타구를 날렸다. 유격수 문규현은 이를 잡아 홈에 송구했다. 원 아웃. 포수 강민호는 곧바로 3루로 송구해 2루주자를 잡으려 했다. 박근영 3루심은 2루주자 김재환의 발이 늦었다고 판단, 최초 아웃 판정을 내렸다. 그러나 김재환이 곧바로 김동한의 발이 떨어진 부분을 지적했고, 박근영 심판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판정을 세이프로 번복했다.
이에 조원우 롯데 감독은 더그아웃을 뛰쳐나와 심판진에게 강력하게 항의했다. 비디오판독 없이 선수의 말을 듣고 판정을 번복한 것에 대해 불만을 표한 것. 이로 인해 경기는 오후 9시 53분부터 오후 10시 1분까지 약 8분 간 중단됐다. 긴 항의로 인해 비디오판독 신청 가능 시간이 지났고, 조 감독은 그렇게 아무 소득 없이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이후 조정훈의 폭투가 나오며 3루주자 김재환이 홈을 밟았다. 롯데에겐 아쉬운 실점이었다.
어수선한 상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8회초 두산이 수비에 돌입했다. 그러자 이번엔 3루 외야 관중석에 있던 한 관중이 좌익수 김재환을 향해 욕설했다. 김재환이 이에 난색을 표했으나 욕설이 계속됐고, 경기는 또 다시 중단됐다. 이에 2루수 오재원이 덩달아 화를 참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경호원들이 해당 관중을 찾아 진정을 시키며 경기는 재개됐다.
결국 이날 승부는 두산의 7-5 승리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어수선하고 또 어수선했던 분위기에 명승부를 기대하고 잠실을 찾은 관중들은 개운치 못한 뒷맛을 남긴 채 경기장을 떠나야했다.
[조원우 감독(좌)과 김원형 수석코치.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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