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도 뚫지 못한 이란의 거미줄 수비망

[마이데일리 = 서울월드컵경기장 안경남 기자] 프리미어리거 손흥민(토트넘)도 뚫지 못했다. 최종예선에서 9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을 세운 이란의 수비는 통곡의 벽에 가까웠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1일 오후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차전 홈 경기에서 득점 없이 0-0 무승부를 거뒀다.

승점 1점을 추가한 한국은 4승2무4패(승점14)를 기록하며 2위 자리를 유지했다. 같은 시간 우즈베키스탄(스점12)은 중국에게 패하며 승점 획득에 실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내달 5일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 비기기만 해도 본선행을 확정한다.

이란은 이번 최종예선에서 단 한 골도 내주지 않고 있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 체제에서 7년 가까이 손발을 맞춰온 수비 라인은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좀 처럼 빈 틈을 허용하지 않는다.

한국과의 경기에서도 이란의 수비는 톱니바퀴처럼 굴러갔다. 후반 6분 이란 미드필더 에자톨라이가 퇴장 당한 뒤에도 10명으로 한국의 파상공세를 막아냈다.

잉글랜드 토트넘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의 질주도 이란의 거미줄 같은 수비망에 차단되기 일쑤였다. 손흥민이 공을 잡으면 이란은 순식간에 2~3명이 둘러싸며 공간을 지웠다. 그로 인해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보여준 폭발적인 드리블을 선보이지 못했다.

오스트리아에서 시즌 초반 7골을 몰아친 황희찬(잘츠부르크)과 프랑스 리그에서 활약 중인 권창훈(디종)도 마찬가지였다. 둘도 경기장 곳곳을 휘저으며 이란을 흔들었지만 끝내 골을 만들지 못했다.

과거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을 보좌했던 케이로스 감독이 다년 간 만든 수비는 10명이 된 순간에도 쉽사리 무너지지 않았다. 그들은 상황에 따라 공격과 수비를 적절히 배치하며 위기를 넘겼고, 필요할 때는 빠른 교체로 빈 틈을 메웠다.

이로써 안방에서 이란의 무실점을 깨겠다는 한국의 목표는 아쉽게 실패했다. 또한 기대했던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도 내달 5일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리는 원정 경기에서 단판 승부를 통해 결정 나게 됐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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