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선발투수의 4일 휴식이 또 다른 변수다.
KBO리그 선발투수들은 기본적으로 5일 휴식을 보장 받는다. 메이저리그와는 달리 매주 월요일에 정기적으로 경기를 치르지 않기 때문이다. 화요일에 등판하는 선발투수만 4일 쉬고 일요일에 등판할 뿐이다. 즉, KBO 선발투수가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한다고 볼 때 대략 1개월에 1~2번 정도 4일 휴식 후 선발 등판한다고 보면 된다.
모든 구단이 5선발을 운용한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4~5선발이 불안한 팀이 상당히 많다. 판타스틱4에 함덕주가 성장한 두산, 후반기 급상승세를 탄 롯데 정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그렇다. 심지어 선두 KIA도 후반기에는 확실한 4~5선발이 없는 실정.
9월이다. 팀당 2~30경기 남은 시점. 포스트시즌 티켓을 거머쥐기 위한 승부수가 나올 때다. 일부 치열한 5강 경쟁 중인 팀들의 사령탑들이 주축 선발투수들의 5일 로테이션을 선언했다. 화~일 4일 로테이션이 아니라 다른 날짜에 등판해도 4일 휴식하게 한 뒤 5일만에 또 내세울 수 있다는 것. 불안한 4~5선발의 활용도를 낮추고 확실한 1~2선발 활용도를 높여 승률을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최근 에이스 앤디 밴헤켄과 제이크 브리검에 한해 4일 휴식 패턴을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LG 양상문 감독도 넥센과의 2연전 기간 "데이비드 허프의 5일만의 등판은 가능하다. 소사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물론 선발투수들의 컨디션, 투구 스타일 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는 전제가 깔렸다. 아무래도 4일 휴식은 5일 휴식에 비해 체력적으로 버거울 수 있다. 선발등판 준비 루틴이 수정되는 것에 민감한 투수들도 있다.
장 감독과 양 감독도 잔여경기서 두 외국인투수를 계속 4일씩 쉬게 할 것이라고 하지는 않았다. 다만, 메이저리그에서 선발로 뛴 경험이 있는 투수들은 상대적으로 4일 휴식 로테이션에 익숙한 편이다. 감독들이 외국인투수들에 한해 이 부분을 고려할 수 있다.
17일 이후 잔여일정이 시작된다. 잔여일정 스케줄은 불규칙적인 특성이 있다. 10개 구단은 잔여일정서 스케줄에 따라 월요일 뿐 아니라 다른 요일에도 불규칙적으로 쉰다. 선발진 운용에 여유가 생긴다는 의미. 17일 이후에는 4일 휴식 후 5일째 등판 패턴의 선발투수 기용이 좀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 감독은 장기레이스 중반까지는 좀처럼 리스크가 있는 모험수를 던지지 않는다. 부작용이 발생하면 손해가 크기 때문이다. 사실 야수 쪽에선 그렇게 크게 변화를 줄 만한 것들이 많지 않다. 결국 감독이 직접적으로 손을 댈 수 있는 게 마운드 운용, 특히 선발투수 배치다.
감독들의 선발투수 4일 휴식 승부수는 9월에 최종적으로 판가름 난다. 결과론이다. 넥센의 경우 제이크 브리검이 1일 잠실 LG전까지 두 차례 연속 4일 휴식 후 등판했다. 그러나 LG전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5이닝 5자책이었다.
반대로 브리검과 마찬가지로 두 차례 연속 4일 휴식한 LG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는 1일 경기서 5⅔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컨디션이 아주 좋아 보이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몫을 해냈다. 이런 식의 희비를 9월에 좀 더 자주 확인할 수 있다. 시즌 막판 순위다툼의 또 다른 변수다.
한편, 순위다툼에 여유가 있는 팀들은 굳이 5일 로테이션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 선발진이 탄탄한 2위 두산이 대표적이다. 선두 KIA도 4~5선발이 불안하지만, 두산을 4.5경기 차로 벌린 상황서 무리하게 주축 선발투수들의 휴식일을 축소할 이유가 없다.
결국 전력이 좋은 팀, 시즌 중반까지 승수를 많이 쌓아놓은 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현실적으로 5강 경쟁 팀들이 주축 선발투수 4일 휴식 승부수를 사용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
[허프(위), 브리검(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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