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안경남 기자] 국내파를 대표해 선발된 염기훈과 이근호의 출전 시간은 ‘0분’이다. 하지만 두 베테랑은 묵묵히 칼을 갈며 자신들에게 기회가 올 것을 기다리고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일(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아카데미 필드에서 약 1시간30분 가량 현지 적응 훈련을 소화했다. 무릎 부상에서 회복 중인 기성용이 처음으로 팀 훈련에 합류했고 경고 누적으로 우즈벡전에 결장하는 최철순도 참가했다.
가장 시선을 끄는 두 선수는 염기훈과 이근호였다. 이들은 지난 이란전을 벤치에서 지켜봤다. K리그에서 활약으로 신태용 감독의 부름을 받았지만,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잘츠부르크), 권창훈(디종) 등 해외파에 가려져 경기에 뛰지 못했다.
그러나 둘은 한국의 월드컵 진출을 위해선 개인의 욕심보다 팀을 위한 헌신과 희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믿는다.
염기훈은 “섭섭함은 전혀 없다. 조기소집 훈련을 한 선수들이 무조건 경기에 뛰어야 한다는 생각은 안 했다. 해외파 선수들은 우리보다 어리지만 기량이 뛰어나다. 유럽에서 이동하는 바람에 이란전에 제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지난 이란전에서 조기 소집으로 일찌감치 합류한 국내파 공격수 대신 유럽에서 뒤늦게 합류한 선수들을 공격진에 다수 포진시켰다. 이를 두고 조기 소집을 왜 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거셌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담담했다. 염기훈은 “솔직히 어느 때보다 준비를 많이 했다. 출전 기회가 올 경우 내 장점을 살려 세트피스와 코너킥 등에서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근호의 생각도 같았다. 그는 “불만이 없었는데 (그런 내용의) 기사를 보고 좀 생길 뻔 했다”고 웃으며 “선수들은 지금 개인적인 생각은 안 하고 있다. 26명 중 경기에 나갈 수 있는 선수는 14명이다. 내 욕심을 생각하면 경기장에서 더 좋지 않은 플레이가 나온다”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 킬러로 불리는 이근호는 이번 경기를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그는 “개인적으로 좋은 기억이 많다. 우즈베키스탄과 경기를 하면 항상 온순하다는 인상을 받는다”고 말했다.
물론 방심은 금물이다. 이근호는 “예전의 좋은 기억을 의식하면 되려 한 방을 맞을 수도 있다”고 했다. 월드컵 본선 티켓이 걸린 한 판인 만큼,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다.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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