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잠실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구장이다. 좋은 기억이 너무 많다."
삼성 이승엽이 다섯 번째로 은퇴투어를 치른다. 장소는 서울 잠실구장이고, 상대 구단은 두산 베어스다. 이승엽은 행사 직전 취재진과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이승엽은 "2012년, 2014년 우승을 확정한 장소다. 잠실에선 좋은 기억이 많다"라고 입을 열었다.
구체적으로 그는 "1995년 개막전(4월 15일 잠실 LG전)에 대타로 한 타석을 소화했다.(1타수 1안타-9회초 류중일의 대타로 등장, 김용수 상대 중전안타 기록) 당시 경기 후 몸무게를 재니 4kg가 빠졌다. 야구하면서 그런 적은 없었다. 너무 긴장해서 덕아웃 벤치에 앉아있을 수도 없었다. 계속 서 있다 한 타석에 들어갔던 기억이 있다"라고 했다.
이어 이승엽은 "사실 타자 입장에서 규모가 큰 장소에서 경기를 치르고 싶은 마음은 별로 없다. 잘 맞은 타구가 다른 구장에선 넘어갔다 싶은데, 잠실에선 잡히는 경우도 많았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래도 좋은 기억이 훨씬 더 많다. 잠실 첫 홈런은 박철순(OB, 1995년 7월23일- 6번 1루수로 4타수 1안타 기록, 3회 두 번째 타석 초구를 노려 우월 3점홈런을 터트렸다) 이승엽은 "박철순 선배에게 친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도 잠실은 국내에서 가장 넓은 장소이고, 타석에 들어설 때 팬들의 환호성이 다른 구장들과는 좀 다르다. 한국시리즈 우승도 했고, 짜릿한 경험을 많이 했다"라고 돌아봤다.
좋지 않은 기억도 있었다. 2001년과 2015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당시 잠실에서 두산의 우승 세리머니를 지켜봤다. 이승엽은 "2015년에 준우승을 했을 때 2001년 생각도 났다. 14년만에 똑같은 상황을 맞이했었다. 아팠던 기억"이라고 했다.
그래도 이승엽은 "실패도 해봐야 한다. 그래야 성공하는 사람을 보고 독기도 생긴다. 사람이 독기가 없으면 성공할 수 없는 것 같다. 실패가 꼭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한편, 이승엽은 은퇴투어에서 36명의 팬들에게 사인을 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딱 그 정도가 적당하다. 사실 사인을 모든 팬에게 해드리고 싶지만, 사정상 그럴 수가 없다. 그건 내가 어떻게 할 부분이 아니다. 미안한 마음도 든다"라고 했다.
은퇴투어를 준비하는 상대 구단, 선수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이승엽은 "은퇴투어를 할 때 평소보다 선수들이 10~20분 정도 준비를 빨리 해야 한다. 그게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아도 크다. 이럴 줄 알았으면 이때쯤 은퇴를 발표하고 조용히 끝냈으면 하는 게 나았나 싶은 마음도 들고 그렇다. 그래도 이런 행사가 처음이니 좋은 쪽으로 생각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승엽.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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