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중요한 건 국내선수들과의 조화다.
7월 KBL 외국선수 트라이아웃&드래프트는 역대 최고수준의 흉작이었다. 드래프트의 맹점만 뼈저리게 느꼈다. 구단들은 유명무실한 드래프트를 통해 차선책을 택했다. 그리고 검증된 구관들이 해외리그를 마치고 자유의 몸이 되자 눈치싸움이 첨가된 드래프트를 하고 있다. 예상대로 시즌 개막 1개월을 앞두고 가승인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가승인에 나선 대부분 팀은 KBL에서 성공한 경력자들을 불러들였다. SK가 대리언 타운스 대신 애런 헤인즈, 동부가 조던 워싱턴 대신 로드 벤슨, kt가 테런스 왓슨 대신 웬델 맥키네스, 전자랜드가 아넷 몰트리 대신 제임스 메이스, KCC가 에릭 도슨 대신 찰스 로드에게 가승인 신청을 했거나 최종 영입을 완료했다. 일부 부상자도 있었지만, 실제 교체사유는 기량미달이다.
마이클 크레익 대신 뉴 페이스 마커스 커밍스에게 가승인을 냈던 삼성이 독특한 케이스다. 심지어 돌발 악재를 맞이한 KGC와 오리온도 키퍼 사익스 대신 마이클 이페브라, 더스틴 호그와 도론 퍼킨스 대신 드워릭 스펜서를 영입했다.
가승인에 나서지 못했거나 타 구단과의 경쟁(지난 시즌 순위 역순)서 밀린 구단은 모비스, LG뿐이다. 두 팀에서 검증된 선수는 마커스 블레이클리가 유일하다. 두 팀은 언제든지 가승인 대란에 참가할 수 있다.
2017-2018시즌 외국선수도 구관이 대세다. 이들은 개인기량이 확실하게 검증됐다. 구단들은 그들의 KBL 성공 경험을 믿는다. 리스크가 줄어든 건 분명하다. 감독들의 계산대로라면 팀 전력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농구는 팀 스포츠다. 구관들의 개인 기량이 탁월해도 국내선수들과 조화가 되지 않으면 팀에 시너지효과를 안길 수 없다. 매 시즌 멤버구성은 화려한데 전력을 극대화하지 못한 팀들이 1~2 팀씩 나온다. 조직력 미흡, 준비 부족 때문이다.
검증된 구관들도 약점은 있다. 헤인즈는 지난 1~2년 동안 잔부상이 있었다. 파괴력이 다소 약화됐다. 패스센스가 좋지만, 기본적으로 공을 갖고 플레이하는 걸 즐긴다. 그런데 SK에는 공 소유욕이 높은 선수가 즐비하다. 메이스는 5x5를 할 정도의 파괴력을 지녔다. 그러나 수비와 리바운드에 대한 의지가 떨어지는 날도 적지 않다. 전자랜드는 멤버구성상 외국선수의 골밑수비와 제공권 도움을 받아야 하는 팀이다. 로드는 잘 하는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의 기복이 매우 심하다. 전형적인 기분파 스타일. 스타가 즐비한 KCC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이페브라도 패스능력이 나쁘지 않다. 그래도 공을 갖고 플레이하는 시간이 긴 편이다. 득점력이 좋고, 이타적이고, 수비력이 좋은 선수가 고루 포진한 KGC의 케미스트리에 균열을 낼 수도 있다.
검증은 끝났지만, 소속팀은 바뀌었다.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면 이달 진행하는 해외전지훈련을 통해 공수조직력을 극대화하는 것만이 해답이다. 국내선수들과의 명확한 역할 분담, 매치업, 경기흐름에 맞는 연계플레이, 팀 수비 적응이 중요하다.
검증된 구관들의 미친 활약으로 중요한 순간에 한, 두 경기를 더 잡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들이 정규시즌 54경기 내내 3~40점씩 넣으며 팀 승리를 이끌 수는 없다. 특히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바라보는 팀이라면 꾸준한 경기력을 보장하는 조직력 극대화가 가장 중요하다. 역대 우승팀은 대부분 외국선수들의 폭발력과 팀 농구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뤘다.
[대체 외국선수 벤슨과 맥키네스(위), 메이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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