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단순히 고춧가루부대라고 부를 수 없다. 시즌 막판 순위다툼 캐스팅보트를 쥐었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일찌감치 좌절된 8위 한화, 9위 삼성, 10위 kt 얘기다. 고춧가루부대를 넘어 포스트시즌 대진표를 바꿀지도 모른다. 선두다툼, 5위 다툼을 하는 구단들에 한화, 삼성, kt 경계령이 떨어졌다. 특히 최하위 kt는 최근 10경기 4연승 포함 7승3패로 10개 구단 중 가장 잘 나간다.
보통 시즌 막판에는 고춧가루부대들의 위력이 거세다. 야구는 디테일한 테크닉 게임이지만, 멘탈 게임이기도 하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상 좌절된 팀들은 중요한 순위다툼 중인 팀들에 비해 심리적으로 편안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다.
지금 한화, 삼성, kt는 사실상 승패를 초월한 상황서 그라운드에 나선다. 대신 개개인의 집중력은 중, 상위권 팀들 못지 않다. 개인성적이 연봉고과로 이어진다. 시즌 중반까지 기회를 얻지 못하다 최근 중용된 젊은 선수들은 다음시즌 주전경쟁을 위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든다. 자연스럽게 팀 경기력이 좋아졌다.
최근 한화와 삼성 라인업을 보면 사실상 1.5군으로 경기에 나설 때가 많다. 한화는 김태균과 정근우 등 주전들이 부상으로 빠졌다. 삼성 이승엽도 선발과 백업을 오간다. 그러나 두 팀은 위에 열거한 이유들로 시즌 중반보다 오히려 더 좋은 집중력을 뽐낸다. 중위권 팀들은 물론, 선두 KIA와 2위 두산까지 심심찮게 잡는다. 심지어 지난 5일에는 6~10위 팀이 나란히 1~5위 팀을 잡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kt는 한화와 삼성보다는 멤버 변화의 폭이 크지 않다. 그러나 뒤늦게 타선의 틀이 잡히면서 경기력이 좋아졌다. 역시 윤석민 효과다. 김진욱 감독은 "윤석민을 트레이드로 데려온 효과가 크다"라고 말했다.
잔여일정을 보면 한화, 삼성, kt가 순위다툼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 한화는 8일 광주 KIA전 이후에도 14~15일 대전 넥센전, 16~17, 20일 잠실 LG전, 24일 광주 KIA전, 28~29일 대전 KIA전, 1일 대전 두산전을 잇따라 치른다. 선두다툼, 5위다툼에 충분히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삼성도 9~10일 광주 KIA전, 16~17일 대구 두산전, 21~22일 잠실 LG전을 치른다. 3일 넥센과의 최종전서 5위 다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심지어 kt는 8일 잠실 두산전 이후에도 12~13일 고척 넥센전, 14~15일 수원 LG전, 16~17일, 23일 광주 KIA전, 19일 잠실 LG전, 21일 수원 넥센전, 24일 잠실 두산전, 27일 수원 두산전, 28일 수원 LG전, 1~3일 수원 KIA전까지 대부분 선두다툼, 5위 다툼 중인 팀과 만난다.
물론 한화, 삼성, kt의 기본전력은 여전히 강하지 않다. 잔여 시즌에 얼마든지 다시 기세가 꺾일 수 있다. 그래도 그들은 부담 없이 경기에 나선다. 부담스러운 건 매 경기 승패에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는 순위다툼 중인 팀들이다.
[위에서부터 한화, 삼성, kt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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