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미친 선수가 필요하다.
선두 KIA가 또 다시 연패의 늪에 빠졌다. 8월말 6연패를 탈출한 뒤 5연승으로 반등했다. 그러나 곧바로 다시 4연패다. 3일 고척 넥센전 9회말 6점차 대역전패, 5일 잠실 LG전 연장 끝내기 패배가 치명적이었다. 이후 6일 잠실 LG전, 7일 광주 한화전서는 맥 없이 무너졌다.
후반기에 전반적으로 투타밸런스가 좋지 않다. 후반기 초반 호조였던 불펜이 최근 다시 흔들린다. 5연승 기간 살아났던 타선과 선발진도 다시 삐걱댄다. 이명기, 임기영, 임창용 공백도 분명히 느껴진다.
덕아웃 분위기도 잘 나갔던 6~7월과 미묘하게 다를 수밖에 없다. 타 구단 한 지도자는 "감독이야 잘 풀리지 않을 때 코치들을 통해 선수들에게 마음 편하게 하라고 한다. 그런데 선수 입장에선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다. 방망이가 맞지 않는 선수가 감독이 마음 편하게 하라고 해서 편하게 경기를 할 수가 있겠나. 결국 선수들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라고 했다.
KIA는 따지고 보면 잘 나갔던 6~7월에도 조그마한 위기와 악재가 있었다. 임기영 공백은 6월부터였다. 불펜투수들 기복은 시즌 초반부터 계속됐다. 타선도 전반적으로 잘 터졌지만, 개별 경기를 파고 들면 잘 맞을 때도, 아닐 때도 있었다. 막강 타선을 앞세워 잘 나간 것 같아도 코칭스태프의 고민이 없는 건 아니었다.
그런데 그때는 선수들이 스스로 악재들을 덮어버릴 정도의 저력을 발휘했다. 어디선가 미친 선수가 나타나서 부진한 선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선수들의 공백을 메웠다. 매일 히어로가 바뀌었다. 덕아웃에 신바람이 가득했다.
그러나 지금은 미친 선수가 잘 나오지 않는다. 패배가 쌓이고, 2위 두산이 맹추격하면서 TV 중계만 봐도 전반적으로 위축된 분위기가 느껴진다. 시즌 막판이라 개개인이 체력적으로도 완전하지 않다. 주축 멤버들의 컨디션이 완벽할 수가 없는 시기다. 그러면서 다시 패배로 이어지는 악순환.
KIA의 강점과 약점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현실적으로 잔여시즌에 약점을 완벽히 보완하는 건 불가능하다. 이명기, 임기영, 임창용이 차례로 돌아오겠지만, 결국 지금과 비슷한 전력으로 포스트시즌까지 치러야 한다. 다른 상위권 팀들도 이런 사정은 엇비슷하다.
결국 한 지도자의 말대로 선수들 스스로 부담을 털어내고, 홀가분하게 그라운드에 나서는 것만이 정답이다. 그래야 덕아웃 분위기도 좀 더 살아난다. 자연스럽게 미친 선수도 나오면서 팀 경기력도 올라간다.
여전히 KIA는 단독선두다. 2위 두산이 추격 중이다. 그러나 7~8월에 비해 페이스가 좋은 건 아니다. 3.5경기 차는 큰 격차는 아니다. 하지만, 작은 격차도 아니다. 방심은 곤란하다. 반대로 경직될 필요도 없다. 지금 KIA는 미친 선수가 나올 수 있는 분위기부터 만들 필요가 있다.
[KIA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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