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건 그 팀들 사정일 뿐이다."
kt는 사실상 최하위를 확정한 뒤 최근 상승세가 돋보인다. 8일 잠실 두산전서 역전패, 4연승을 마감했다. 그래도 전반적인 투타밸런스가 좋다. 개개인이 사실상 마음을 비우고 경기에 나선다. 자연스럽게 순위다툼에 부담을 안고 나서는 팀들보다 좋은 경기력을 발휘한다.
공교롭게도 kt는 선두다툼 중인 KIA, 두산과 적지 않은 경기를 남겨뒀다. KIA와 무려 6경기, 두산과 2경기를 치러야 한다. 특히 내달 1~3일 KIA와 최종 홈 3연전을 치른다. 그 결과에 따라 한국시리즈 직행팀이 바뀔 수도 있다.
올 시즌 kt는 유독 선두 KIA와 잘 싸웠다. 5승5패로 팽팽하다. KIA가 전반기에 잘 나갈 때도 심심찮게 잡았다. 두산에는 4승10패로 밀린다. 그러나 7~8일 잠실 2연전서 팽팽한 승부 끝 1승1패를 거뒀다.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걸 증명했다. KIA와 두산으로선 잔여일정서 kt와의 일정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kt 김진욱 감독은 선을 그었다. 8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아니다. 그건 그 팀들의 사정이다"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상대를 신경 쓰지 않고 우리 경기력만 신경 쓴다. 상대가 이기지 못했는데 최근 그 팀이 두산이었을 뿐이다"라고 했다. 일종의 '마이웨이'다.
kt는 최근 외국인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가 꾸준히 2루타와 홈런을 뿜어낸다. 이적생 윤석민도 4번 타순에 자리잡으면서 중심타선이 두꺼워졌다. 김 감독은 "로하스는 타석에서 기대를 하게 만든다. 이제 상대 투수들도 우리 중심타선을 부담스러워하기 시작했다"라고 진단했다.
선발진 후미는 여전히 빈약하다. 그러나 불펜은 마무리 김재윤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서도 심재민, 이상화를 주축으로 짧게 끊어가면서 역할 분담을 해나가고 있다. 7일 경기서는 심재민, 이상화 없이 다른 구원투수들을 총동원, 두산 강타선을 봉쇄했다.
상대가 두산이라서 총력전을 펼친 게 아니다. 윤석민 트레이드, 로하스의 KBO리그 적응, 불펜의 분업화로 자연스럽게 각 파트별 짜임새가 좋아졌다. 이미 화~수요일에 5위 다툼 중인 넥센을 연이틀 잡았다. 그 역시 5위 다툼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움직인 게 아니었다.
당연히 앞으로도 상대를 신경 쓰지 않고 자체적으로 전력 짜임새를 끌어올리겠다는 게 김 감독 계획이다. 김 감독은 "최근 우리 선수들은 상대 팀들에 상관 없이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1~2위를 누가 할 것인지에 대해선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kt가 이런 자세를 갖고 경기에 나설수록 부담스러운 건 상대 팀들이다. 물론 두산 김태형 감독도 "요즘 kt가 세게 들어온다"라고 저력을 인정했다. 김진욱 감독이 신경 쓰지 않아도, kt가 결과적으로 시즌 막판 선두다툼, 5위 다툼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김진욱 감독과 로하스(위), kt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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