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설경구는 지난 4년간 지독한 흥행 불운에 시달렸다. 최민식, 송강호와 함께 충무로 대표 흥행배우이자 연기파배우로 평가받은 그는 ‘나의 독재자’를 시작으로 흥행 내리막길을 걸었다.
최근 설경구의 흥행성적은 다음과 같다.
‘나의 독재자’(2014년 10월 30일) 38만명
‘서부전선’(2015년 9월 24일) 60만명
‘루시드드림’(2017년 2월 2일) 10만명
‘불한당’(2017년 5월 17일) 93만명
2013년 이준익 감독의 ‘소원’(271만명) 이후 100만을 넘은 영화가 없었다. 네 편의 작품 가운데 가장 아쉬운 영화는 ‘불한당’이다. ‘불한당’은 평단의 호평을 받았지만, 감독의 부적절한 SNS글이 퍼지면서 관객의 외면을 받았다.
‘불한당’은 소수 관객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어 ‘Thank You 상영회’까지 열었다. 칸 국제영화제에서도 호평을 얻었다. 프랑스와 네덜란드, 벨기에, 일본, 호주, 인도, 대만, 필리핀, 홍콩, 싱가포르, 영국, 이탈리아 등 전 세계 128개국에 판매되는 성과를 거뒀다. 국내외의 열광적 반응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시선은 싸늘했다.
설경구는 지난 4월 19일 영화 ‘불한당’ 제작보고회에서 “요즘 영화 몇 개 말아먹어서 힘들다”고 털어놨을만큼 흥행 부진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살인자의 기억법’도 불운이 반복될만한 해프닝이 발생했다. 설경구가 설현을 ‘백치미’로 표현해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설경구의 즉각적인 공식 사과로 더 이상 확산되지 않았다.
설경구의 부활은 충무로에서 반가운 일이다. 전체적인 흥행판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는 광기어린 폭발적 연기부터 코믹 연기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갖췄다. 설경구는 대중을 빨아들이는 힘이 있다. 대중은 여전히 그의 연기 속으로 빠져든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은퇴한 연쇄살인범이 새로운 살인범의 등장으로 잊혀졌던 살인 습관이 되살아나며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로, 김영하 작가의 베스트셀러를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설경구는 현실과 망상을 오가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 ‘병수’를 실감나게 연기했다. 기억을 잃어가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병수 캐릭터를 빼어나게 소화했다.
이 영화는 설경구의 25년 연기인생에서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다. 설경구는 자신이 왜 충무로 최고의 배우 중 한 명인지를 입증했다.
대중은 다시 설경구를 ‘기억’하기 시작했다.
[사진 제공 = 쇼박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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