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배우 전도연이 스크린 데뷔 20년을 되돌아봤다.
전도연은 13일 밤 카카오TV를 통해 '전도연 영화 데뷔 20주년 토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영화 제작사 명필름 심재명 대표, 송종희 분장실장 등이 함께했다.
1997년 영화 '접속'으로 스크린 데뷔한 전도연은 이날 영화를 다시 보고 "당황스럽게도 눈물이 났다"고 고백했다.
"작년에도 '접속'을 봤으나 볼 때마다 당황스러웠다"는 전도연은 "작년에 봤을 때는 저한테 집중했는데, 제 목소리가 거슬리더라. 깜짝 놀랐다. '그때 내가 저랬구나' 싶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영화에 집중해서 봤는데, 인물들 감정에 집중했더니 이야기가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해서 눈물이 났다"며 "주책이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전도연은 "그때는 컴퓨터라는 것을 잘 몰랐고, 어릴 때 배운 피아노 실력으로 컴퓨터 자판을 쳤다"는 뒷이야기도 밝혔다. "지금 봐도 제가 했지만 새롭다. 다른 시대의 영화를 본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감상도 전했다.
'접속' 당시 전도연은 브라운관에선 이미 스타였다. 다만 영화 데뷔를 준비하던 순간을 떠올리며 "전 그때 드라마든 영화든 장르적으로 잘 이해를 못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냥 제가 하는 연기를 계속 한다고 생각했다"는 것.
그러면서 "드라마는 찍으면 그때그때 시청자 분들이 반응을 주시는데, 바쁘게 찍은 '접속' 때에는 오히려 사람들이 제가 뭘 하는지 모르는 게 제일 당황스러웠다"고 돌아봤다.
전도연은 '접속'의 소재이기도 했던 "삐삐가 좋다"고도 했다. "기다림을 느끼게 해준다. 요새는 모든 게 빨라서 잘 못 기다리지 않느냐"며 "지금은 생각보다 행동이 빨라지니까 그런 부분에서 여운이 남는 듯하다"고 했다.
또한 전도연은 최근 진행되고 있는 온라인 사진전에 대해 "직접 '좋아요'를 눌렀다"며 "댓글을 실명 때문에 창피해서 못 달았다"며 웃었다. 특히 지난 사진들 중 "아직도 '접속'의 저는 낯설더라"고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영화 '밀양'에 대해선 "저에게 최고의 기쁨을 준 작품이기도 하지만 최고의 절망을 준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밀양'을 시작으로 뭔가를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즈음 사람들은 '전도연에게 무엇을 더 기대할까'란 생각을 가졌기에 넘지 못할 산이라고 생각했다"는 것.
다만 "지금 생각해 보면 굳이 넘으려고 하지 않아도 하고 싶은 걸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넘어설 수 있었는데, 오히려 더 떨쳐내려고 안간힘을 썼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특히 지금 '밀양'을 다시 연기한다면 "더 잘한다 한들 제 개인적인 감정에 더 빠져서 연기했을 것"이라며 "2007년의 신애('밀양' 속 전도연 역할) 연기가 진짜 연기가 아닐까 싶다"고 했다.
'무뢰한'은 "촬영 때 제일 힘든 작품"이라고 했다. 전도연은 "촬영 현장도 다 남자 배우들이고, 남성 중심의 현장이었다. 그 안에서 김혜경('무뢰한' 속 전도연 역할)처럼 살아남으려고 했던 작품"이라고 전했다.
영화 '해피엔드'에 대해선 "캐릭터나 작품에 대한 도전이라기보다 저에 대한 도전이었다"고 했다.
"그때만 해도 지금보다 훨씬 보수적이고 여배우가 보여줘야 할 모습이 정형화되어 있었다"며 "거기에 맞지 않으면 여배우 대열에 끼지 못하는 시선이 있었는데, 그 시선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것 같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 배우 황정민이 직접 보내온 질문 "배우가 아닌 삶을 살게 된다면 제일 먼저 무엇을 하고 싶나?"란 물음에 전도연은 "제가 은퇴하길 바라나요?"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어렸을 때부터 꿈이 현모양처라 그 꿈을 위해 열심히 살고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또한 자신이 "소극적이고 겁도 많다.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무서워한다"고도 했다.
"다양한 캐릭터를 해서 도전 정신이 뛰어날 것이라 생각하시지만, 사실은 겁이 많이 난다"면서 전도연은 "문소리 씨 같은 경우 열심히 무언가 싸워나가고 투쟁해 나가고 자기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모습에서 응원해주고 싶더라"고 전하기도 했다.
끝으로 전도연은 "앞으로 제가 어떤 작품으로, 어떤 모습으로 뵙게 될지 모르겠지만 좋은 작품으로 찾아 뵙고 정진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사진 = 카카오TV 화면]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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