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이후광 기자] 이민우가 데뷔 첫 등판에서 일을 냈다.
14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KIA 타이거즈의 분위기는 암울했다. 전날 인천 SK전에서 8-3으로 이기던 경기를 불펜의 난조로 10-15로 역전 당해 패했기 때문. KIA 선수단은 인천에서 지친 심신을 이끌고 새벽 4시 부산에 도착했다. 아직 두산에 2.5경기 차 앞선 선두였지만 빠른 분위기 수습이 필요했다.
그런 가운데 김기태 감독은 이날 선발투수로 신예 이민우를 내세웠다. 원래 차례는 임기영이었찌만 김 감독은 지난 9일 부상 복귀전을 그에게 하루 더 휴식을 주기로 했다. 6월부터 폐렴과 팔꿈치 통증으로 고생한 선수를 배려한 것.
효천고-경성대를 졸업한 이민우는 지난 2015년 KIA 1차 지명을 받은 유망주다. 다만, 팔꿈치 수술 후 병역(공익근무)을 수행하느라 2년 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올해 4월 말에 제대한 그는 퓨처스리그서 6월부터 선발 수업을 받았고, 2군 14경기 5승 3패 평균자책점 5.97을 남겼다. 김기태 감독은 “KIA의 좋은 투수로 성장해야할 선수다. 선발 수업을 많이 받아왔다”라고 신뢰감을 나타냈다.
이민우는 결국 김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후반기 상승세의 롯데를 상대로 6이닝 6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1사구 2실점 역투를 펼친 것. 데뷔 첫 선발 등판에서 퀄리티스타트와 함께 승리까지 따냈다. 투구수도 91개로 경제적이었다.
첫 등판에 긴장할 법도 했지만 일단 선배들이 1회 대거 7득점하며 여유를 안겨줬다. 이에 힘입어 1회를 삼자범퇴로 치렀고, 2회 앤디 번즈의 홈런 이후 3회부터 5회까지 3이닝 연속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3회 2사 1, 3루, 5회 무사 1, 2루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이대호-최준석(2루타)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추가 실점했지만 대세에는 지장이 없었다. 이민우는 그렇게 퀄리티스타트까지 달성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민우의 이날 투구수는 91개였다. 스트라이크(65개)가 볼(26개)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고,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도 72%로 높았다. 구종을 살펴보면 직구(58개) 위주의 패턴 아래 슬라이더(24개), 커브(3개), 포크(6개)를 곁들였다. 직구 최구 구속은 145km. 또 한 명의 스타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이민우.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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