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10개 구단 중 가장 타선이 약한 LG는 그나마 '잘 터지는' 날이 있다. 바로 류제국이 선발로 나올 때다.
류제국이 선발로 나온 14일 수원 kt전에서도 LG는 '무려' 11점을 뽑았다. kt의 엉성한 수비도 있었지만 'LG 킬러' 라이언 피어밴드가 등판했음에도 LG는 기대 이상의 많은 득점을 올렸다.
문제는 그것이 승리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 LG는 8회초 8-11에서 11-11 동점까지 만들고도 9회말 하준호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아 11-12로 석패했다. 마침 5위 SK의 승리로 양팀 간의 격차는 조금 더 벌어졌다.
류제국은 규정이닝을 채운 20명의 선수 중 평균자책점이 5.35로 가장 좋지 않다. 그래도 마운드에 있을 때 득점 지원은 경기당 3.56점으로 괜찮은 편. 차우찬이 3.04점, 헨리 소사가 3.33점인 점을 감안하면 사정이 낫다.
경기 전체로 보면 LG 타선은 류제국이 등판한 25경기에서 총 135득점을 뽑아 경기당 5.4점을 기록했다. LG는 경기당 4.84점을 뽑는 팀이다.
어쩌다 한번 터지는 LG의 타선을 고려하면, 류제국이 조금이라도 이닝을 길게 끌어줬다면 LG는 좀 더 많은 승리를 챙겼을지도 모른다.
류제국은 지난 해 후반기 에이스 역할을 해내며 팀을 포스트시즌 무대에 올려놨다. 투수로는 이례적으로 주장을 맡아 팀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데 힘을 썼다.
올해는 다르다. 25경기 모두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으나 8승 6패 평균자책점 5.35로 좋지 못하다. 후반기 들어 1승 1패 평균자책점 7.12로 더 아쉽다. kt전에서도 겨우 2이닝 밖에 던지지 못했고 왼쪽 다리 저림 증상까지 보이며 조기 강판됐다. 많은 이닝을 버텨주지 못해 그 부담은 고스란히 불펜에게로 향하고 있다. 마침 타선까지 어느 정도 득점을 하면서 접전을 이어가니 승리조를 투입하지 않을 수도 없어 소모전을 각오해야 한다.
류제국은 시즌 초반만 해도 연승 가도를 달리며 '승리의 아이콘'으로 등극하는 듯 했다. 4월에 류제국이 나오면 개인과 팀 모두 전승을 거두면서 출발했기 때문. 그러나 5월 이후 류제국이 거둔 승수는 3승에 불과하고 팀은 8승 11패 1무로 절반의 승리도 챙기지 못했다.
반면 차우찬과 소사가 등장했을 때는 타선이 원활하게 터지지 않아 경기를 내주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문제는 LG 타선이 '선택과 집중'을 할 만한 여유도 없고 그럴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 해엔 가용 자원이 풍부해졌다는 평가는 받았지만 올해는 한 단계 도약했다는 평가가 나오지 않는다. LG로선 안타까운 엇박자가 아닐 수 없다.
[류제국.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