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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연예

"그날의 비참한 광경 생생해"…박유천 성폭행 고소인, 눈물의 기자회견 (종합)

시간2017-09-21 12:09:19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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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그날의 비참한 광경이 생생한데…"

그룹 JYJ 박유천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허위 고소한 혐의(무고)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여성 A씨가 2심 무죄 판결 후 심경을 고백했다.

A씨는 지난 2015년 12월 자신이 일하는 유흥주점에서 박유천과 합의 하에 성관계를 맺고도 '박유천으로부터 성폭행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서울 강남경찰서에 제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유천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2번째 여성이다.

박유천이 지난 3월 성매매 및 강간 혐의와 관련해 4건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은 가운데 검찰은 A씨를 무고 혐의로 기소하고 1심에서 징역 3년을 구형했지만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7월 배심원 7명 만장일치 의견에 따라 1심에서 A씨에게 무죄를 내렸다. 검찰이 이에 불복해 항소하며 재판이 장기화됐다.

이후 A씨는 21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원에서 열린 2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받았다. 이후 인근 장소에서 '박유천 성폭행 피해자에 대한 무고 고소 사건'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A씨는 법률대리인 이은의 변호사와 동석했고, 가림막 뒤에서 심경을 고백했다.

이날 A씨는 "원치 않는 성관계를 강제로 당한 후 온 몸이 아프고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만 간절했다. 답답했는데 막상 집에 가려하니 갈 힘이 나지 않아 주차를 하고 펑펑 울었다"며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거란 생각에 연탄을 피우고 자살해서 경찰이 조사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러다 다산콜센터에 전화했고 연결 후 경찰이 왔다"며 "이야기를 했는데 상대방이 너무 유명한 유명인이라 이해해줄건지 이후 보복을 당하면 어떡하나 걱정해 차마 이름을 밝힐 수가 없어 신고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눈물로 말을 잇지 못하던 A씨는 "그때 경찰관 분이 안타까워 하며 언제든지 마음이 바뀌면 연락을 달라고 말했다"며 "시간이 지나면 충격도 잊혀지겠지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언젠가 고소할 수 있을 때가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당시 생리대도 버리지 못한 채 보관했다. 가해자 보면 숨이 턱턱 막혔고 가해자가 멋있다고하는 말이 듣기 싫었다"며 "'유흥업소 종업원 말을 누가 믿어줄까', '그 때 왜 신고하지 못했을까' 생각에 답답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러다 누군가 나와 똑같이 성폭행을 당해 고소했다는 기사를 보고 그 때 생각이 나 기분 나쁘고 가해자에게 그러면 안된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며 "경찰관 말이 생각나 112에 바로 문자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또 "막상 고소를 하려니 힘이 들었다. 당시 인터뷰한 기자와 변호인 도움 받아 고소를 했다. 무고로 역고소가 들어왔다"며 "내가 무고죄 피고인으로 재판까지 받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A씨는 "당연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사실이 아니니까. 무고로 비난받거나 사람들이 오해할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며 "합법적으로 운여되는 합법적 유흥업소다. 출근한지 2주도 되지 않았다. 피해 과정을 떳떳하게 인터뷰를 했는데 사람들은 악플을 달았다"고 했다.

이어 "어렵고 누구나 도와줄 가족이나 주변 살마들이 없는 상황에서 혼란스러웠다. 박유천으로부터 무고 고소가 들어왔다"며 "나중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무서웠다. '내가 사는 대한민국이 맞나', 수사 기관에서 내 이야기를 안 믿어줬다는건데 막막했다"고 전했다.

"자정이 돼서야 구치소를 나오며 가졌던 참담함이 아직도 남아 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수사 기록을 보고 싶었다. 도대체 무슨 근거로 허위사실을 하는지"라며 "막상 수사기록을 보니 앞뒤가 맞지 않는 가해자 말이 버젓이 있는데 왜 가해자 말을 믿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유흥업소 편견도 알았다. 유흥업소 종업원 이전에 평범한 여자다"고 호소했다.

또 "고통스러웠고 내 신체 일부가 아무렇지 않게 재판장에서 오고가는 이야기들을 들으며 괴로웠다. 검찰님은 심지어 내게 '피를 왜 수건으로 닦이지 않았느냐', '삽입 못하게 왜 허리를 돌리지 않았느냐'고 물었다"며 "수치심이 있었다. 내 자신이 초라했다. 과연 가해자는 그런 고통이나 반성은 가지기나 할지, 정말 자기 자신의 잘못을 모르는 것인지, 저를 맹목적으로 비난하는 팬들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는 입장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법정에서 내 눈을 피하던 가해자 얼굴을 또렷이 기억한다. 검사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눈물이 났다. 저 분은 나보다 똑똑할텐데 정말 가해자의 말을 믿는건지, 알면서도 나를 괴롭히는건지 괴로웠다"고 말한 A씨는 "무죄를 받아 기쁘지만 이게 기쁜건지 되묻고 싶다. 박유천이 이야기를 하자고 해서 따라갔고, 거기서 몸이 돌려지고 눌려진 채 원하지 않는 성관계가 있었다"며 울었다.

마지막으로 "하지 말라고, 그만 하라고 울면서 애원했던 그 날의 비참한 광경이 내 머릿속에 생생한데 검사님이 그것이 성폭력이 아니라고, 아니어야 한다고 한다. 그게 옳은가??라며 "다른 분들은 그게 옳지 않다고 말해주셨다. 신분이 강간 당해도 되고 그런 사람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유천은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 복무를 마치고 소집해제 됐다. 오는 20일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와 결혼할 예정이었지만 결혼식이 연기됐다. 앞서 두 사람은 지난 10일 예정했던 결혼식 또한 연기한 바 있다.

[이은의 변호사(첫번째 사진), 박유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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