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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욕을 먹는다고 상처받지는 않았어요. 절 '인간 박지현'이 아닌 '비연'이라고 생각해주시는구나 싶어서 오히려 재미있었답니다."
1994년생 배우 박지현은 MBC '왕은 사랑한다'가 정식 데뷔작인 신예다. 김소연, 문근영, 신세경, 천우희 등 걸출한 선배들과 같은 나무엑터스 소속이란 것만으로도 기대감을 품게 하는 신예다. '왕은 사랑한다'에서 맡은 비연으로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어도, 마냥 즐거운 당당한 신예다.
연기는 고3 때 불현듯 '연극영화과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며 마음에 품기 시작했다. "연영과에 가지 않으면 후회하는 인생이 될 것 같았다"는 박지현은 부모의 설득에 일단 대학에 진학하기로 약속하고 스무 살이 되었을 때부터 연기학원에 등록해 본격적으로 연기자의 꿈에 뛰어들었다.
"고등학생 때는 뚱뚱하고 안경 쓰고 공부만 하던 아이였어요. 하루에 초콜릿을 열 개씩 먹을 정도였거든요. 근데 지금보다 자신감이 샘솟았나 봐요. '난 아직 긁지 않은 복권이야' 이런 생각도 했어요(웃음). 스무 살이 되고 연기자가 되어야겠단 마음을 먹으며 20kg을 뺐어요."
여린 외모에 가녀린 목소리와 다르게 내면은 당찼고 "집에서 쉴 때는 게임 '롤'이나 '배틀 그라운드'를 한다"며 솔직하게 웃는 얼굴은 영락없는 20대 초반의 싱그러움으로 가득했다. '왕은 사랑한다'에서 데뷔 10년의 선배 소녀시대 윤아와 함께했음에도 주눅들거나 하지 않은 것도 신예 박지현의 패기 덕분이었다.
"사실 처음 윤아 언니랑 연기할 때는 언니가 저한테는 '톱스타 소녀시대'였기 때문에 연예인으로 느껴져서 긴장도 됐어요. 초반에는 제 얼굴에도 긴장하는 게 보이더라고요. 근데 촬영하는 동안 언니가 잘 챙겨주시고 저도 언니가 많이 편해지면서 점점 '윤아 언니'로 보이는 거 있죠. 덕분에 저도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박지현은 섣불리 하나의 색깔로 단정하기 어려운 배우였다. 좋아하는 배우를 물었더니 한참을 고민한 끝에 제니퍼 로렌스와 문소리를 꼽는다. "강아지를 두 마리 키우는데, 한 마리는 '누룽지', 다른 한 마리는 '물휴지'"라며 눈을 초롱초롱 빛내다가도 "첫 영화 '컨트롤'에 최종 합격했던 순간, 가장 행복했다"며 힘을 주는 진지한 눈빛을 보니 박지현은 아직 우리가 모르는 구석이 많은 배우였다.
비연이 베일로 얼굴을 가리고 있던 것처럼, 언젠가 이 베일을 벗는 순간 전혀 다른 박지현의 얼굴이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어렸을 때는 부모님이 절 '성경'이라고 부르셨어요. 박성경. 지현이란 이름으로도 살긴 하지만, 어머니는 지금도 '성경'이라고 부르세요.
'왕은 사랑한다'는 신인이라 부족하고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좋은 선배님들과 함께 연기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값진 경험이었어요. '박지현'으로서 앞으로도 다양한 모습으로 찾아 뵐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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