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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김생민의 ‘제1의 전성기’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방송계 공무원’이라는 애칭이 붙었을 정도로 성실하게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고, 이 노력의 결과가 25년이 지난 2017년 빛을 발했다. 이는 현재 많은 이들이 김생민을 응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개그맨 김생민의 역사는 2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2년 KBS 특채 개그맨으로 방송계에 발을 디뎠다. 동기는 지석진, 송은이, 조혜련 등이다. 그는 서울예대 연극과 출신. 신입생이었던 김생민은 대학 1년 선배였던 송은이가 개그 동아리 회원으로 자신을 뽑아 개그와 연을 맺게 됐다.
연이은 오디션 고배. 연기는 자신의 길이 아니라고 생각하던 때 송은이를 비롯한 동아리 사람들과 함께 KBS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었다. 그렇다고 탄탄대로가 펼쳐져 있던 것은 아니었다. 1993년 KBS 2TV ‘한바탕 웃음으로’의 ‘봉숭아학당’ 코너에 똘똘이 스머프 역할로 출연했지만 울렁증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고, 6개월 동안 모두 통편집 당했다.
이런 배경은 김생민이 ‘통장요정’으로 거듭나는데 일조했다. 가난했던 집안 사정도 그에게 검소한 생활 습관을 체득케 했다. 일례로 월급으로 받은 28만원 중 20만원 이상을 매달 저금했다고 하니, 그가 얼마나 소박하지만 의미 있는 소비만을 해왔을지 짐작할 만하다.
리포터 김생민의 시작은 지난 1996년이다. 이 때 자신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KBS 2TV ‘연예가중계’ 리포터로 시청자와 처음 만났다. 이듬해 MBC ‘출발 비디오여행’에 합류했으며, 2000년 SBS ‘동물농장’에 출연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김생민이 출연 중인 방송 프로그램들로 ‘연예가중계’는 21년, ‘출발 비디오여행’은 20년, ‘동물농장’은 17년째 매 주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무려 지상파 3사에서 장수 출연자로 활약 중인 것.
김생민이 제1의 전성기를 2017년에 맞이했다는 이유로 수상 기록이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지난 2010년 KBS 연예대상에서 프로듀서 특별상을 받았고, 2015년에는 푸른미디어상에서 언어상을 품에 안았다. 이듬해인 2016년에는 제7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수상 기록만 봐도 그가 평소 어떤 성품이며 주위 사람들에게 어떻게 인정받고 있는지 가늠케 한다. 주변 사람들도 인정하는 성실함, 상대방을 조롱하거나 비하는 등의 말이 아닌 예의 바른 모습들.
이런 김생민의 면면들이 모여 ‘김생민의 영수증’에서 폭발적인 시너지를 발휘했다. 꾸준히 한 자리에서 시청자와 만나왔던 김생민의 바른 이미지, 그가 직접 실천하고 있는 검소한 생활습관, 진심에서 우러나온 유머러스하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조언 등이 맞물려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많은 이들이 김생민의 진가를 알아봤고, 데뷔 후 처음으로 스스로 “아이 둘 가진 아빠가 이렇게 들떠도 되는지 모르겠다”,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기도 하다”고 밝힐 만큼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열심히 살아도 박탈감을 느껴왔던 다수의 사람들에게 성실하게 꾸준히 산다면 대기만성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선사하는 중이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KBS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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